잠든 줄 알았던 고양이가 작은 소리를 내며 꼬물거렸다. 그새 깼나 싶어 바라보니 미동 없이 눈을 그대로 감고 있는 것으로 보아 꿈이라도 꾸는 모양이었다. 누군가는 ‘고양이도 꿈을 꿔? 라고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를 직접 키우다 보니 굳이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렇다. 고양이도 꿈을 꾸고 잠꼬대도 하고 몸부림을 치기도 한다. 우리 집고양이는 2살 정도부터 꿈을 꾸는 것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곤히 자고 있던 것 같았는데 갑자기 소리를 내며 입술을 떨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쓰다듬자 고양이는 멀뚱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마치 잘 자고 있는데 왜 깨우고 그러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야생의 고양이는 모르겠지만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굳이 사냥할 필요가 없어 대부분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 이런 긴 수면시간 때문인지 잠과 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양이로 실험을 하기도 한단다. 재미있는 것은 잠든 고양이의 뇌파를 측정해보면 사람이 꿈을 꾸고 있을 때와 비슷한 뇌파를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고양이의 뇌파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니 흥미로운 부분이다. 어찌 되었든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것이 사람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의 꾸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 때 꿈을 꾸는 것일까? 자면서 꿈을 꾸게 되니 수면에 대해 깊게 알아봐야겠다. 수면은 크게 REM 수면과 비 REM 수면으로 나뉜다. 아마도 여기까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잠을 좀 더 세분화하자면 총 5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잠이 막 들기 시작하는 시기로 졸리면서 서서히 눈이 감긴다. 이때 호흡과 맥박이 느려지고, 안정된다. 외부의 소음에 둔해지고 시타파가 나타난다. 보통 5분 정도 걸리며, 전체 수면 시간의 5%를 차지한다. 갑자기 전신 근육이 느슨해져 몸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2단계는 가벼운 잠 단계로 잠이 든 후 10여 분 정도 지나면 수면 방추파가 나타나며 뇌의 민감도를 줄여 수면을 유지해 준다. 외부자극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전체 수면의 45~55% 정도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수면기이며 단편적인 정보를 뇌에 저장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취침 30분 정도 지난 시점으로 깊은 수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눈동자와 신체의 움직임이 없어지고 델타파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전체 수면의 15~20%를 차지한다. 이 단계부터 에너지가 생성되고 피로가 해소된다고 한다.

4단계는 매우 느리고 진폭이 큰 뇌파가 기록되며  보통 3~4단계 수면을 서파수면이라고 부른다. 근육은 완전히 느슨해지고 혈압, 맥박, 호흡 모두 느려진다. 외부의 자극에 쉽게 깨지 않으며 갑자기 깨우면 잠시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할 정도로 깊게 잠든 상태이다. 대략 20~40분 동안 지속하고 수면 전반부 2주기 정도만 나타난다. 이 수면 단계에서 복잡한 정보를 통합하고 저장하게 되며 전체 수면의 15~20%를 차지한다.

1에서 4단계는 모두 비렘수면 단계이다. 뇌가 잠드는 상태로 대뇌와 소뇌가 휴식기에 들어가고 반대로 신체는 깨어있는 상태의 깊은 잠을 말한다. 이때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뇌간만이 움직이며 뇌는 무의식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숙면은 비렘수면을 말한다.

5단계는 렘수면 단계로 1단계와 유사한 고속의 뇌파가 출현하며 빠른 안구 운동이 특징이다. 총 수면의 20~25%를 차지하고 보통 20분 정도 지속되지만 30~35분 지속되기도 한다. 꿈은 이 렘수면 상태에서 꾸게 된다. 이때는 신체는 잠들고 뇌파는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얕은수면 상태이다. 이 렘수면 단계에서 대뇌는 깨어있는 동안 수집한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작업을 하며 이 과정에서 꿈을 꾸게 된다. 보통은 꿈의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잠에서 깨어나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1단계 비렘수면으로 시작해서 단계를 거쳐 점점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잠든 지 80~100분 정도 지나면 첫 번째 렘수면이 나타난다. 그 이후로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90분 주기로 하루 밤사이 4~6회 정도 반복된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자고 일어나지만 알고 보니 자면서 꽤 복잡한 과정들을 거친다. 그런데 고양이도, 개도, 심지어 포유류가 아닌 조류, 파충류, 어류까지 비슷한 렘수면 단계가 있으며 꿈을 꾼다고 한다. 이쯤 되어 한가지 궁금한 점은 꿈을 꾸는 다른 생명체도 사람처럼 불면증을 겪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