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은 마음대로 가며 자유롭게 살고 있지만, 가끔 우리가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도 있다. 제한구역이라면 왠지 군사 구역이 떠오르지만 이런 특수한 시설이 아니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다양한 제한구역이 존재한다.

지하철만 타러 가더라도 기계설비가 있는 곳이나 직원 전용 공간은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게 되어있다. 카페나 음식점 등 대부분에 직원 전용 팻말을 붙인 문을 볼 수 있다. 손님이 지하철을 관리하는 특정 기계실이나, 음식점 주방, 식자재 창고에 들어가는 일은 없겠지만 표시를 해두지 않으면 구분되지 않기에 직원 전용이라는 팻말을 붙여 구분해 주고 있다. 타인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당연하다.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제한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논란이 되는 제한구역들이 생겨나고 있다. 노 키즈존, 노틴에이저존, 하다못해 모 식당에서는 특정 연령대의 남자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를 입구에 붙여 기사화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법적으로 제한된 연령 이하는 출입할 수 없는 곳들이 있었다. 마치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상영관에는 들어가지 못하듯 말이다. 중학교 시절 커피숍도 그런 제한 구역 중 하나였다.  커피 맛도 잘 몰랐던 그 나이에 거긴 왜 그렇게 가고 싶던지 저 안에는 대체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던 기억이 난다. 현재 제한구역들은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닌, 그곳을 운영하는 업주의 영업방침에 따라 결정한 것이다. 

노키즈존이라는 용어는 2014년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전에도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장이 소수 있었으나 2016년경부터 노키즈존이라는 명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2017년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가 한 이탈리아 음식점이 설정한 노키즈존에 대해 판단하며, 일률적으로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지 않을 것을 해당 업장에 권고하기도 하였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 내에 360개 이상의 노키즈존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위키 백과 참조

노키즈존이 탄생한 배경에는 다양한 사건이 존재한다. 2011년 한 10살 어린이가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가던 종업원과 부딪히면서 화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법정 공방 끝에 2013년 부산지법은 식당 주인과 종업원의 책임을 70%로 판단, 4,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비슷하지만 또 다른 사건은 뉴스로 보도되며 크게 이슈 되기도 했다. 한 여성의 부주의에 의해 화상을 당했다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글로 출발한 이 일은 다수의 네티즌이 내용을 옮기고, 언론에도 지속해서 오르내리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CCTV를 확인한 결과,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해당 여성에게 부딪혀 발생한 일이었다. 왜곡된 내용으로 인해 ‘국물녀’로 불리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미움 당한  여성에게는 억울한 일이었다. 이외에도 카페나 식당에서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들이 종종 인터넷상에 올라오며 노키즈존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노키즈존이 등장한 뒤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이슈화되자 찬성과 반대 여론이 대립하며 지속해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제는 노틴에이저존 까지 생겼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처음 노키즈존에 대해 들었을 때 그런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가볍게 생각했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골라서 가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특정 고객을 받지 않으면 매출이 조금 떨어지겠지만,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연령 제한을 두는 가게의 업주도 한편으로 이해하고, 손님 입장에서 특정 소음이나 불편함을 느끼기 싫은 마음도 이해한다. 그런데 노키즈존이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받으며 이제 다른 연령까지 확대되고 있다.

노키즈존에서 노틴에이저존 이라더니 이제 노실버존 이란다. 노실버존에 대한 반응은 지금까지는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키즈존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66.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수치로 유추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노키즈존처럼 다른 ‘노 존’들도 찬성이 더 많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 어리고 청년 시절을 거쳐 노년층이 된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민폐를 끼치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많은 사람이 예의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특정 연령대의 출입을 막는 건 괜찮고 다른 연령대는 심하다고? 이것이야말로 조금의 불편함도 허용하지 못한다는 이기적인 ‘내로남불’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