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소방공무원이 국가공무원으로 전환이 됐다.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돼 소방관이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지 47년 만에 지방직 소방공무원 5만2516명이 국가공무원이 됐다.

사실 일반 시민은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무엇인지 별 관심이 없었다. 공무원이니 당연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봉급을 받고 장비를 지급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에는 지방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대형 재난으로 소방관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우리 지역 소방관들의 처우가 이상하게 열악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재정이 넉넉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소방관들이 제대로 된 장비도 갖추지 못한채 화재 진압, 인명 구조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가직 전환에 대한 관심이 커져왔다.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었다.

당시 4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고성, 속초, 강릉 일대를 화마가 집어삼켰다. 건조한 대기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빠른 속도로 불이 번져 축구장 1800개 크기의 산림이 소실됐고, 수많은 이재민을 남겼다.

소방동원령이 발령돼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량이 줄지어 강원도로 몰려가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고성 산불 이후 소방 국가직에 대한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겼고, 국회도 화답해 관련법이 통과 됐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후 한달이 지나자 고성에서 다시 산불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20시간여만에 완전 진화가 되면서 피해 규모도 크게 줄었다.

지방직일 때는 소방청장이 지자체장의 협조를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소방청장이 전국의 소방관을 직접 지휘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 산불 때는 화재 발생 후 소방동원령 발령에 3시간 30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1시간 30분으로 2시간이 단축됐다. 빠른 속도로 번지는 산불의 특성을 생각하면 가장 결정적인 대목이다.

소방청 관계자도 “만약에 각 시도에서 소방력을 보내지 않거나 한다면 곤란할 수 있는데 국가직 전환 이후 법적으로 보장돼 있어 대응이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대형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예방이겠지만, 만일 재난이 발생한다면 확산을 막고 조기에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것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을 이번 고성 산불이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그리고, 소방관님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