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출장을 다녀오게 됐는데 모처럼 서울 올라간 김에 지인들을 만나고 내려오기로 했다. 서울에 자주 기회가 있는 아니지만 딱히 관광에는 흥미가 없고, 그냥 사람들 만나서 맛있는 거나 먹고 커피 마시며 수다나 실컷 떨다 오는게 최고다. 합정에 유명한 돈까스집이 있다고 해서 거기 보기로 했다. 돈까스라면 일가견이 있는 지인이 적극 추천한 집인데 합치면 정이 되는 곳에 있다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가게는 오래된 건물의 반지하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창을 크게 내서 길가에서도 내부가 훤히 내려다보여 호기심을 자극했다. 평일, 주말 없이 손님이 끊이질 않는 같았다. 30 넘게 기다려서 입장했다. 내부는 좁은 편이었지만 화이트 톤의 화사한 분위기였다. 식탁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식 식당이라면 대중화 ㄷ자 형태로 되어 있었다.

웨이팅을 하면서 미리 주문을 덕에 자리에 앉고 지나지 않아 바로 음식이 나왔다. 손님이 앉은자리 바로 앞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있게 되어있고, 튀겨져 나온 돈까스를 바로 칼로 썰어 플레이팅을 하고 내어주는 방식이다. ㄷ자 형태 테이블의 장점을 아주 살린 것이다. 그런데 신기했던 방짜 유기라고 하나? 식기가 놋수저와 놋젓가락이었다. 일본식을 생각했는데 뭐지? 싶었다. 된장국을 후룩 마셔보니 미소 된장국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한국식 된장국이다. 작은 종지에 깔밋하게 반찬은 마늘쫑과 절임이었다. 화룡점정은 들기름이다. 돈까스 소스는 물론이고 돈까스에 들기름을 뿌려 먹을 있다. 이건 정말 새로운데?!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방랑의 미식가] 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는데 야키니쿠집에서 비빔밥과 나물을 시켜 먹는 장면이 나왔다. 고기를 불판에 구워먹는 한국식 식문화가 일본에 정착해서 야키니쿠가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비빔밥과 나물을이게 한국 음식이래!’ 라고 호들갑 떠는 장면이나 대사  한마디 없이 자연스럽게 주문해서 먹는 장면은 조금 신기했다. 드라마 속의 야키니쿠집은 한식을 팔지만 그렇다고 인테리어나 식기까지 모두 한식은 아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태생의 음식, 예컨데 초밥, 라멘 등을 파는 곳들은 그동안 모든게 너무 일본식이 아니었나 싶다. 심지어 손님이 들어가면 일본어 한마디 모르는 젊은 알바들이이랏샤이마세!’ 라고 인사하는 곳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굳이 커다랗고 불편한 일본식 우동 숟가락을 아직도 써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일식 음식점은 그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있었던게 아닐까? 그런 점에서 돈까스집은 일식당의 좋은 점을 차용하고는 있지만 동안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장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