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다시 캠핑이 각광받고 있다. 평소에 눈독들이고 있던 캠핑 장비들은 금새 품절되서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괜찮은 캠핑장은 주말엔 이미 예약이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고  평일에도 좋은 자리는 구하기 어려운 정도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때문에 아직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 국내에 알려진 관광지는 너무 붐빌 것 같아서 싫고..올해 여름에는 하루이틀 연차를 내고 사람 적은 한적한 캠핑장을 찾아 여유를 즐기다 돌아오고 싶다.

자연 속에서의 여유를 찾으러 캠핑장에 갔다가 이런 저런 일들로 되려 기분만 상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아니, 꽤 있다. 위치선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다. 옆자리에 누가 올지 예측할 수 없으니 복불복이다.

얼마 전에 모처럼 금요일 반차를 내고 근처 자연휴양림에 캠핑을 다녀왔었다.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괜찮은 자연휴양림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나중에 비에 젖은 텐트와 야영 장비들을 정리하는 걸 생각하면 조금 귀찮을 것 같긴 하지만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소리와 텐트 안을 밝히는 은은한 랜턴 불빛을 생각하니 설레었다.

서너시쯤 됐을 무렵 야영데크에 도착했다. 평일인데도 바로 주변에 다른 캠퍼들이 몇몇 있었다. 역시 코로나 19 때문에 사람이 꽤 늘어난게 틀림없었다. 앞 쪽 데크에는 막역한 친구로 보이는 아저씨 두 분이 계셨고 옆 쪽에는 커플이 있었다. 커플은 약간 거친음악을 즐겨듣는 것 같은데 조금 신경이 쏠리긴 했지만 거기까진 괜찮았다. 저녁이 되자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고 앞 쪽 아저씨 팀은 이른시간부터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게  왠지 불안하다 싶었는데 비가 오자 분위기 탓에 취기가 얼큰하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곧 이어서 빗소리에 취해 흘러간 노래들을 메들리로 부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두 사람의 노래와 취중진담은  오래 이어졌다캠핑을 하면서 그 간 겪었던 캠핑장의진상에는 여러가지 유형들이 있는데 일일히 리스트를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흔한 케이스가 이런 것들이다. 겪은 것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경우는 술 취해서 새벽까지 집안싸움하는 사람들이었다.

캠핑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고 각자의 방식이 존중받아야 함은 마땅하다. 여럿이 사용하는 공공시설이므로 함께 시설을 사용하기에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은 서로 이해하고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내가 조용히 쉬고 싶다고 해서 모처럼 나들이 나온 사람들에게도 마치 절간에 온 것 처럼 조용히 해주길 바라는 것도 이기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캠핑장에서도 내가 좋아서 하는 행동들이 남에게는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바르게 살기 운동같은 소리같다. 근데 이게 참 어려운거다. 어쨌든 나도 평소에 힙합 좋아하긴 하지만 굳이 캠핑장에서 몇시간 동안 강제로 갱스터랩을 듣고 싶지는 않고, 술주정은 회사 회식에서나 듣는걸로 족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