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보호,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족’이 늘어나고 있다. 비건(vegan)은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않는 철저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비건족의 등장은 기존 산업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비건을 내세우는 기업은 ‘친환경’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는데다 수요도 적지 않아 수익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식음료 영역이다.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류가 그것.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비건족들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롯데푸드는 식물 유래 단백질과 원료로 만들어 자연에서 온 건강함을 쉽고 맛있게 전달하는 채식을 콘셉트로 잡고 ‘제로미트’를 선보이고 있다. 통밀에서 압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의 근 섬유를 재현하고 닭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제로미트 너겟과 까스는 출시후 지금까지 총 6만여개가 판매됐다.

 

이번에는 대두 추출 단백질을 사용해 함박스테이크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살린 ‘제로미트 베지 함박 오리지널’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도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은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7만개를 돌파했다.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사용하여 일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해냈다.

 

식음료를 넘어 화장품에도 비건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비건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53억 달러(약 18조원)다. 2010년 중반 이후 연 평균 6.3%씩 성장, 2025년에는 208억 달러(약 25조)에 달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도 비건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이너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신제품 7종 모두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기초 화장품이다.

 

LF는 지난해 화장품 사업에 첫 진출하며 비건 브랜드 ‘아떼’를 내놨다. 스위스 미벨사와 공동 연구 개발한 자생 식물원료를 기반으로 한다. 12가지 유해 성분과 유전자 변형 원료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물론, 제조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

 

스킨케어 주력 제품 ‘더블 리프트 세럼’은 자연 유래성분 85%와 안티에이징 성분 알피뉴스를 함유한다. 알프스 누나탁의 극한 환경에서만 생존하는 피그미 핑크 꽃을 두 번 발효,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어센틱 립 밤’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국내 최초 비건 인증 립스틱이다. 파인애플에 함유된 브로멜라인 성분이 각질을 부드럽게 관리하며, 복숭아씨에서 추출한 천연 오일이 입술을 촉촉하게 만든다.

 

패션 업계도 천연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천연가죽은 오래 잘 쓰면 빈티지 느낌도 살릴 수 있고, 내구성과 통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인조가죽보다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인조가죽도 천연 가죽 못지 않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핸드백, 의류, 구두 등 패션 전분야에 걸쳐 비건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용품에도 비건 정신을 반영해 인조가죽을 활용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영유아용 매트 전문업체인 크림하우스는 최근 미국에서 동물을 원료로 하지 않는 ‘비건 레더(인조가죽)’ 제품 브랜드 ‘모노매트’를 론칭했다.

 

모노매트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생명 존중과 친환경적 가치에 주목해 비건 레더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국내보다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원료나 완성제품 단계는 물론 제조단계에서도 친환경적인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국내 비건 시장 규모는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린 뉴딜’이 주목받고 있어 국내 패션과 뷰티, 식생활 등 다양한 분야의 비건 제품은 더욱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