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여러건의 부동산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건수는 많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 중에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앞으로 살 기회가 없다며 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를 사는 ‘패닉바잉’ 현상을 다루는 기사가 눈에 띈다.

 

그런 기사를 접하면, 집이 없는 사람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슬쩍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가 집 주변 아파트 시세를 확인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 가격에 창을 닫게 된다. 요즘은 부동산을 구입할 때 대출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런 가격의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 정말 있단 말인가?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과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각각 1만5595건, 9524건으로 집계됐다. 6·7월 두 달 평균은 1만2560건으로 지난해 최고치였던 10월의 1만1570건을 넘어섰다.

 

패닉바잉이라더니, 수치만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같은 자료를 보면 올해 3월은 4,405건, 4월은 3,027건, 5월은 5,535건으로 나타났다. 2월에 8,269건이 거래됐는데, 3월부터 5월까지는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유가 뭘까? 혹시 코로나19가 부동산 거래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그것을 감안하면 6월과 7월의 거래량 증가는 일시적 눌림 현상이 한번에 터진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8월 거래량을 보면 놀라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8월 1일부터 18일까지 거래건수는 471건에 불과하다. 숫자가 하나 빠진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이른바 거래절벽의 조짐이 보이는 것. 8월이 원래 계절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해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 7월(8,815건)과 8월(6,606건), 9월(7,021건) 거래량을 감안하면 올해 8월은 유독 적은 거래건을 기록하고 있다.

 

‘패닉바잉’이라는 기사는 지난 한주 쏟아졌는데, 통계는 그 주장을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기사가 나오는 걸까? 8월 거래량 급감은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남은 열흘간 6000건 이상이 거래될 수도 있고, 9월이 되면 다시 거래량이 1만건이 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거래량이 줄어든 이유는 2가지 중 하나이다. 매물이 없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물을 검색하면 엄청난 양의 아파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가격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다주택 소유자들의 고민은 어느때 보다 큰 상태이다. 여러채를 갖고 있자니 세금이 부담스러운데, 정작 처분을 하려니 입질이 없기 때문.

 

정부가 부동산 대책과 함께 공급 대책까지 내놓으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수도권 택지 물량은 올해 8만3000가구, 2021년에 12만가구, 2022년에는 13만8000가구 등 연차별로 입주자 모집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연접 지역에 19만8000가구, 남양주·고양 등 경기 북부에 26만7000가구, 부천·안산·시흥 등 경기 서부와 인천에 18만9000가구, 경기 남부에 18만9000가구 등 수도권 전반에 균형 있게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무려 127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공택지를 확보해서 공급하는 것이 84만가구,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확보하는 것이 39만가구다. 나머지 4만가구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나 노후 임대 재건축 등 기타 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이미 발표된 2기 신도시 공급 예정 물량 중 여전히 20만가구 이상은 분양도 시작되지 않았다.

 

서울 수도권 이외 지역도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다. 행정 수도 이전으로 뜨고 있는 세종과 대전, 충남 등 충청권에 올 하반기에만 4만2000여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상반기(1~6월) 분양한 7532가구보다 5배가량 늘어난 물량이며, 지난해 전체 공급 물량인 2만3876가구보다도 2만 가구 가까이 많은 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6·17 대책으로 전세대출 보증 제한 강화, 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갭 투자에 대한 효과적인 차단대책이 나왔고, 그 이후로 갭투자와 법인을 통한 주택매입 투기 사례는 확연히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당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거엔 이런 수요들을 투기 목적을 가진 수요들이 받쳐줬으나, 강화된 입법이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는 말이다. 이미 주택 구입을 생각중인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그 사실을 알고 기다리는 것 같다. 언론이 ‘패닉 바잉’이라고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