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파업, 국시 거부, 동맹휴학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건강보험, 비대면 진료 육성 등 4대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모든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다.

 

정부안은 의대 정원을 10년 동안 4000명 늘려 그 중 3000명을 의료인이 부족한 지방에 10년간 의무 복무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공공의대를 통해 역학조사관, 중증외상, 소아외과 등 기존 비인기 진료과나 특수분야 인력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언뜻 보기에는 정부안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는 의료인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인데다 코로나19로 공공의료기관이나 특수분야 인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가 3.12명인데 비해, 경북은 1.38명으로 전국의 시·도 중에서 가장 낮고, 충남 1.5명, 울산 1.53명, 충북 1.58명 수준이다. 부산(2.35), 대구(2.43), 광주(2.51), 대전(2.53) 등 광역시도 2.3~2.5명에 불과하다. 의사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조차 OECD 평균(3.5명)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

 

지역 불균형이 이렇게 심한 이유는 시·도 소재 의대에서 졸업한 의사가 해당 지역에서 계속 근무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경북만 보더라도 10.1%로, 지역 의대를 졸업한 10명 중 1명만 지역에서 의술을 펼치고 있는 수준이다. 자연스레 환자들도 의사를 찾아 서울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은 대부분의 국민이 실감하고 있다. 시·도에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없었다면 코로나19에 지금처럼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것은, 그들이 어떤 명분을 내세우느냐에 상관없이 ‘밥그릇 챙기기’라고 비난 할 수밖에 없다. 10년의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면 늘어난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소득이 많은 인기 진료과로 쏠릴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의 입장도 존중받아야 한다. 실제로 개원 의사들의 소득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경영난에 폐원을 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학 졸업 이후 10년 넘게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고 전문의가 되어도 막상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 걱정이 되면 누가 의사가 되고 싶을까?

 

중중외상외과, 흉부외과, 소아외과 등은 일은 고되지만 수가는 낮게 책정돼있어 수가를 개선하지 않고 단순 정원만 늘리는 것으로 편중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견해도 수긍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민의 불안감이 높은 시기에 파업은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집단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업무개시 명령 등 정부 차원의 법적 대응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의료법 59조 2항에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과 3년 이하 징역·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같은 막장에 이르지 않으려면 힘겨루기나 엄포 보다는 의료계가 진정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의료인력 확대와 공공성 강화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진들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