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도 평소에 등산스틱을 애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무릎 간수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반드시 등산스틱을, 올라갈 때는 아니더라도 내려올 때 만큼은 꼭 쓸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나이들어서 쓸 것이 아니라 젊어서부터 쓰도록 조언했다. 젊다고 까불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잘 관리하라는 뜻일 게다. 한번 닳아버린 도가니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엄홍길 대장도 동네 뒷산 갈 때 등산스틱 챙긴다던데! 라며 나도 등산을 시작하고서 가장 먼저 산 제품이 거의 등산스틱이 아닐까 싶다. 체력도 그다지 좋지 않고 20대 시절과 비교하면 체중도 10kg 가량 늘었기 때문에 무릎 보호를 위해선 나에겐 필수라고 생각했다.

한편, 하중을 덜어주는 용도로 스틱을 쓰지만 체력과 근력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되며 등산 시 필수품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무분별한 사용이 오히려 산을 훼손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다 맞는 말이다. 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스틱을 짚을 필요는 없지만 부상보호와 안전을 위해 적절한 상황에서 시기적절하게 활용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등산스틱은 환경에 따라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납 크기가 콤팩트하고, 빠르게 접고 펼치기 편한 것이 좋다.

등산을 시작하려는 시점에는 그다지 아는 게 없었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제품을 구입했다. 마디 부분을 돌려서 길이를 조절하는 방식이었다. 사용할 때는 괜찮지만 이런 방식의 단점이 접고 펼치기 번거롭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 크기를 가장 줄인 상태에서도 부피가 작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등산배낭 외부에는 스틱을 걸어서 보관할 수 있도록 고리로 된 장치가 달려있는데, 스틱의 길이를 가장 짧게 해서 배낭에 걸어두면 이동 중에 조금만 나무나 수풀이 우거진 곳만 지나가도 스틱이 나뭇가지나 풀에 걸려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결국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이 등산스틱을 신발장 구석에 쳐박아 버렸다.

나중에야 접을 수 있는 제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몇 해전 구입해서 아직 잘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제품은 잘 알려진 Black Diamond나 LEKI의 제품군 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소재가 알루미늄이냐, 카본이냐에 따라서 무게차이가 조금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볍고 부피가 작아서 산에 갈 때 늘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이 적다. 실제로 산에서 쓰던 안 쓰던 비상용으로 항상 가지고 다니는게 아무래도 좋으니까. 배낭 사이드 주머니에 콤팩트 하게 수납이 되고 배낭 내부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 때문에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잔가지에 걸릴 일도 없고, 특히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좋다. 무엇보다도 펼치기 쉽고 길이조절도 신속하게 가능하기 때문에 오르막 내리막의 변화가 심한 코스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제 등산을 시작해보려고 한다면 등산스틱은 몇 만원 더 주더라도 한 방에 앞에서 언급한 접히는 것으로 구매하길 추천한다. 이것저것 살게 많은 초반에는 몇 만원 차이가 조금 부담일 수도 있지만 한방에 괜찮은 걸로 가는 게 쓸데없는 이중지출을 줄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