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복잡하고 사람은 복합적이다. 사람은 사람 때문에 지친다. 내게 누군가는 필요 없는 피로일 테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렇다. 때문에 모두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맥 사회에서 손해 보는 말일지 몰라도 반드시 이득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체질에 맞지도 않는데 두루 어울릴 필요는 없다. 원체 밝고 붙임성 좋은 성격이라면 몰라도 어떤 사람에겐 사교적인 자리가 사식 먹는 자리처럼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성격을 무릅쓰고 억지 인간관계를 만드느라 마음의 병을 얻는 것보다 일정의 거리감을 두고 살아가는 게 낫다.

살아가며 여러 사람을 만났다가 헤어지고 가까워졌다 멀어진다. 시기와 사정에 따라 친구도 달라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조금의 느슨함이 필요하다.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그치면 된다.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우선은 나를 지키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회복하거나 새로 맺거나 이어나갈 여력이 생긴다.

나는 외적으로 사교적인 사람이다. 사회 경험을 쌓으며 학습된 부분이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불편 없이 대화를 이어나가고 여러 사람 속에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낼 줄 안다. 다만, 그런 시간을 보낸 후 집에 와서는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만다. 때문에 아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팅이나 약속을 절대 연일로 잡지 않는다. 에너지를 뿜은 만큼 축적해야 다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의 기운은 충전식 배터리 같은 거다. 방전과 완충을 반복한다. 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는 것만으로 많은 에너지와 정신력을 소모한다. 내성적 성향이 강해 관계를 맺고 이어나감에 있어 본래 체질을 무릅쓰는 용기를 내야 한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본래 성향은 내향적이다. 그렇다고 골방에 틀어박혀 자기만의 세계에서 허우적대지는 않는다. 낯 가리는 사교형은 생각보다 세상에 많다.

소위 ‘인싸력 충만하다’고 부르는 부류에게도 이런 일면이 있다. 그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활발하게 보낸다. 보통 나 같은 사람은 개인 공간에서 조용히 충전을 하지만, 사교가 태생인 인싸들은 아웃도어 활동이나 취미 등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비중이 높다. SNS를 통해 혼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리기도 한다.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것만 같은 ‘핵인싸’들이야 말로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그들에겐 충전이라기보다 완급조절에 가깝다.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충만한 기운을 얻어 다시 사람들에게 섞인다. 아무렇지 않게 혼밥을 하고 혼자 여행을 떠난다. 내향성이 강한 사람은 조용히 홀로 침잠하길 원하고 외향성이 강한 사람들은 활동을 통해 자신에게 집중한다.  생활과 비즈니스는 인생을 구성하는 메인 챕터다. 건강한 인생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각자의 방법이 존재한다. 성향과 방식의 차이일 뿐.

고립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숨 쉬는 죽음과 같은 일이라서 결과적으로 인간 혼자서 살 수는 없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를 확인한다. 동시에 존재의 확립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은 사교성을 기르는 과정이 된다. 나를 돌보고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존재를 가지런히 한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지만 사람에게 집착할 이유는 없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해진다면 아무리 자주 사람들과 어울려도 득 될 것이 없다. 경계를 허물되 거리를 둘 것. 그렇게 기운을 회복하고 맘을 다스려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나와 나의 관계를 잘 맺어야 타인관의 관계도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