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나는 누구에게도 조언하고 싶지 않다. 도움 주는 것을 좋아하고 언제든 선뜻 누군가를 위해 나설 각오가 되어 있지만 도움 줄 대상을 갈구하지는 않는다. 먼저 청하지 않은 도움에 대해 나서서 관여하지 않는다. 봉사나 복지에 관련한 사회적 도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업계나 인생 선배라는 이름 하에 수없이 이루어지는 일방적 잔소리. 조언에 대해 조언하려 한다.

나는 ‘조언’이란 표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적어도 조언은 먼저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요청이 있을 때 이루어져야 하며 그 마저도 설명의 형태에서 그쳐야 한다. 조언은 확정성을 지닐 필요가 없다. 묻지 않은 이야기, 바라지 않은 말들이 확장되면 소위 꼰대 설교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꼰대 정신은 상대방이 나로 인해 변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함에서 시작한다. 변화에 대한 강제적 요구로 요구하지 않은 말들을 늘어놓는다. 경험 위에 군림하여 위로를 조롱으로, 격려를 협박으로 변질시킨다. 나아가 내가 상대에게 무얼 해 줄 수 있다는 확신에 이르면 어느샌가 명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조언을 구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받아들이기도 힘든데 행동지침식으로 해야 할 일들과 태도를 강경하게 밀어붙인다면 혼란과 반감만 가중될 뿐이다.

자신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해서 그이를 가르치려 들면 안 된다. 선택은 오롯이 그이의 몫이다. 내가 해 준 말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조언을 허투루 듣는다 생각할 필요 없다. 어찌 되었든 내가 해 준 말들은 그이에게 전달되었고, 나름의 선택을 하는 것뿐이다. 가족이 아닌데 가족 같아서, 남이 맞는데 남 일 같지 않아서 열내어 상대를 몰아세울 필요 없다. 조언이 선을 넘으면 꾸짖음이 되어버린다.

되도록 조언을 참는 것이 좋지만 만일 누군가의 부탁으로 무언가 조언을 건네야 한다면 이것만은 명심하자.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같은 자랑식의 경험담을 거두어내자.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위협식 예시를 들지 말자. 아직 네가 뭘 잘 몰라서 그런다는 상대 비하적 표현을 피하자. 상대가 어려워하는 상황 그 자체에만 입각해서 객관적인 의견, 입증된 예시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는 건 고마운 일이다. 그건 조언받는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태도이지 조언하는 사람이 인지할 부분이 아니다. 괜스레 깊이 관여하여 참견자가 되지 말자. 다시 말하지만 조언은 가르침이 아닌 설명이 되어야 한다. 거기서 그치는 거다, 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