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으로부터 ‘간단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싫다. 내겐 무엇 하나 간단한 일이 없는대.

먼저 일에 있어 이런 말 듣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단한 작업이잖아. 금방 하잖아. 하물며 정말 별 것 아닌 작업이라 해도 그건 내 입에서 나올 말이다. 의뢰하는 입장에서 간단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스스로 하면 될 일이다. 그 간단한 작업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나는 오랜 시간을 해당 분야에 투자했다. 그간의 노력과 여정을 포함하여 계산하여야 한다. 십 분짜리 간단한 작업을 능숙하게 해내기까지 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간단하게 배워 습득한 기술은 없다.

사람 관계에서는 ‘별 것 아니잖아’라는 말이 간단하다는 의미처럼 사용된다. 별 것 아닌 말들, 별 것 아닌 행동들에 예민하게 반응하면 별난 사람으로 취급해버린다. 세상 별별 것들이 다 상처되는 순간이 있다. 툭툭 뱉는 말이나 심심찮게 하는 행동에 툭 하고 쓰러질 듯 힘이 빠지곤 한다. 사람은 사람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른데 불쾌함을 자아낸 후 자기 기준에 맞춰 별 것 아니었다고 말하는 건 무례하다. 별 생 각 없었다고 대수롭잖은 태도를 보이면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말과 행동에 앞서 한 번 생각하고 걸러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의도와 다르더라도 상대가 싫어할만한 일을 저질렀다면 정중하게 사과함이 옳다. 누군가 별나게 받아들인다면 그건 별 것이 될만한 일이다. 하루를 살아내는 동안에서 무수한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이를 닦고 옷을 입는 일상적 행동에도 의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잠드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세상에 간단하고 별 것 아닌 일은 없다. 별 것 아닌 말을 간단하게 뱉어내는 건 쉬울지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