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뛴다. 어느날 산책하다가 ‘한번 뛰어볼까?’ 해서 그냥 뛴 것이 시작이었다. 며칠 가지 않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지금은 꽤 주기적인 것이 됐다. 시작한지 정말 며칠 안됐을 때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뛰었다. 숨이 차도록 달린다는 건 생각보다 중독성 있는 일이었다. 매일 뛰는 게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서 지금은 매일 뛰지는 않고 가능하면 격일마다 뛰는 걸로 하고 있다. 요 전에는 회사일로 계속 늦게 마쳐서 못 뛰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퇴근하고 밤 11시에 옷 갈아입고 나가서 10분 뛰고 온 적도 있다. 평생을 거의 운동과 담 쌓고 살았던 나로서는 놀랄만한 변화다.

처음엔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 뛰기로 정해두고 뛰었다. 그러니 자꾸 머리 속으로 바퀴 수를 세면서 뛰게 되서 목표점에 도달하면 할수록 급격히 숨이 가빠지고 마음이 흔들렸다. 이렇게 뛰는 건 너무 고역이라고 생각했고 하천 산책로를 따라서 뛰어보기로 했다. 탁 트인 곳을 뛰는게 역시 훨씬 좋았다. 스마트워치를 사용해서 페이스와 거리를 확인하면서 달렸고 몇 일만에 1km를 5분 30초 정도에 달리는 페이스로 2km 정도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서 더 뛰는건 무리였다.

 

 

주변에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얘길 했더니 너무 빠르다고 했다. 물론 잘 달리는 사람과 비교하면 한참 느린 속도지만 내 체력을 고려한다면 분명 분에 넘치게 빠른 페이스로 뛰고 있었던 게다. 스마트워치로 페이스를 계속 확인하면서 6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니, 속도는 훨씬 느려졌지만 금방 3km를 달릴 수 있게 되었고 며칠 뒤 5km를 32분 정도에 뛰는 것 까지 성공했다.

달리기 시작하면 초반에 얼마 간은 호흡이 쉽지 않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을 지나고 나면 숨이 트이는 것인지, 숨은 가쁘지만 호흡이 안정적이게 된다는 게 느껴진다. 최근부터는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달리는데 심박수가 170이 넘어가면 금방 지친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160~170 정도를 유지하되, 170이 넘지 않도록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리고 있다. 여담이지만 스마트워치가 달릴 때 정말 유용하게 쓰이고 한편으론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어쨌든 현재까지 7km를 쉬지 않고 달린 것이 최고 기록이다. 한두달 남짓한 사이에 나름대로 발전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뛸 때 힘든 건 매한가지지만 조금 달라졌다고 느끼는 건 달리고 나서 회복 속도가 이전보다 확실히 빨라진 것 같다는?

거울을 보면서 살이 좀 빠졌을까 생각했는데 저울에 올라가보니 놀랄정도로 살이 빠지지 않았다. 꼭 다이어트를 위해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살이 좀 빠졌으면 좋겠다. 올해는 진작 물 건너간 것 같고, 내년 봄에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상황이 정리가 되서 마라톤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 10km 코스에 나가보는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