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 중고차 업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이 제한돼왔으나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되면서 대기업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작년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고, 중소벤처기업부만 승인하면 대기업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카쉐어링 업체 쏘카도 중고차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타다 베이직’에 이용됐던 카니발(기아자동차) 100대를 두 차례에 나눠 판매했다가 1차 물량 45대는 90분 만에, 2차 물량 40여대는 단 2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며 이미 시장 가능성을 봤다.

 

초기엔 쏘카가 보유한 1만2000여대 렌터카를 자산처분 매각 방식으로 판매하는 형태로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중고차 딜러를 끼고 차를 파는 식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총 4대의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여러 딜러와 중고차를 접했다. 최대한 꼼꼼히 알아본 덕분인지 허위 매물이나 침수차, 사고차 구입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그리고 만나본 딜러도 대부분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신경 쓰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고차는 선뜻 구입하기가 어렵다. 사실 중고차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재화도 없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지만 차 상태가 어떤지 일반인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인증중고차, K-카 직영 중고차, 엔카 진단보증 중고차 등 상대적으로 비싼 중고차를 선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소비자들의 기대는 크다. 또, 기존 중고차 업계는 걱정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고차 구입시 불안감을 낮출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할부 금리도 낮아질 전망이다. 지금은 국산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서 살 때의 금리와 수입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서 살 때 금리가 다르다.

 

벤츠, 아우디, BMW 등 수입차 업체들은 자회사를 통해 중고차 시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이 보장돼 왔다. 덕분에 국산 차량에 비해 낮은 수준의 금리로 중고차 할부 금융이 가능하다.

 

국내 중고차 시장도 수입 중고차처럼 투명한 거래가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대기업이 진출한다고 해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인 허위 미끼 매물을 차단하기 위해 중고차 딜러의 자격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증 딜러, 안심 딜러 등 공인된 딜러 체계를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여러 중고차 업체가 출자를 해서 소비자 보호 시스템이 있는 조합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를 하지만 ‘싼 가격’과 ‘좋은 품질’ ‘친절한 서비스’를 무기로 중소 업체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음을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