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중 하나가 자동차를 활용한 ‘차박’(차량에서 숙박하는 캠핑)‘ 열풍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와 숙박시설은 꺼려지고, 여행은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차박은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됐다. 자연을 느끼면서도 독립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차박을 위해서는 당연히 자동차가 필요하고, 캠핑용품과 캠핑용 음식이 필요하다.

 

지난해까지는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소수였지만, 올해 캠핑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상품도 인기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3개월(8월 1일~11월 17일) 캠핑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48% 늘었다. 차량 뒷자석을 접어 잠자리를 만드는 차박매트는 2320%, 차량 트렁크와 연결해 사용하는 차박 전용 텐트는 508% 증가했다.

 

또, 비와 햇빛을 막아주는 그늘막(타프)는 55%, 차량 전기를 공급해 이용하는 차량용 냉장고는 43% 뛰었다.

 

이밖에 캠핑 조리기구(69%), 캠핑 의자(68%), 캠핑 테이블(41%), 숯·장작·연료(49%), 화로대(18%), 아이스박스(13%), 침낭(6%) 등 오토캠핑에 필요한 상품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이마트의 최근 3개월(8월 1일~11월 17일) 캠핑 용품 매출도 비슷하다. 품목별로는 차박 텐트(849%), 캠핑 의자(71.8%), 캠핑 테이블(39.3%), 캠핑 조리기구(17.6%), 아이스박스(273.2%), 침낭(9.2%) 등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캠핑 음식‘ 하면 바비큐를 떠올리지만 요즘 트렌드는 ’스텔스 차박‘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흔적없이 차박을 다녀오는 것을 뜻하는 ‘스텔스 차박’을 떠나는 이들은 음식도 소시지나 커피, 동결건조식품이나 불을 사용하지 않는 비화식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

 

사실 차박 열풍과 함께 ‘차박 성지’라 불리는 곳은 불법 주차, 쓰레기 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풍력발전용 풍차와 넓은 고랭지밭 등이 시원스레 펼쳐진 강릉의 대관령 마루금 안반데기 일대는 지난 여름과 가을 내내 불법 캠핑족이 몰려들었다. 또 양양 등 바닷가 마을에도 낚시와 캠핑을 즐기려는 ‘낚시 차박족’이 전망 좋은 주차장을 장기간 점유하면서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주차를 하려는 다른 관광객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급기야 지자체에서는 차박 금지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차박이 성행하는 형산강 둔치 일대를 캠핑·취사·주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충남 공주보 주차장 입구에는 ‘이곳은 캠핑·차박·취사 등 금지구역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 강릉 안반데기에서는 야영·취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불법 캠핑을 막을 법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단속보다는 ‘공중도덕을 준수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 경고문을 게재하거나 공무원들이 순찰하며 계도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소식이 들리기 시작해 조만간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하더라도 차박 열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겨울이 되면서 차박도 쉬어갈 때가 됐으니 지금이라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개인의 도덕성과 양심, 시민의식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