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당근마켓이 핫하다. 아파트 입구나 주택가 쪽에서 쇼핑백을 들고 쭈뼛쭈뼛 서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데 당근거래를 기다리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중고나라는 크게 지역에 구애받지 않지만 당근마켓의 특징은 거주하고 있는 동네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부터 인근 지역까지의 중고 매물을 망라하여 보여준다. 가까운 곳의 매물만 보여지다 보니 택배거래는 드물고 대부분 직접 만나서 쿨하게 거래하고 헤어지는 방식이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배송 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중고거래 사기를 당하거나 할 일은 거의 없다.

당근마켓 덕분에 새 것을 구매하여 사용하던 대중의 소비패턴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특히 육아용품이라던지 어린 자녀들이 사용하다가 싫증이 나버린 장난감 등을 비롯해서 사용 주기가 짧은 제품들이 당근마켓을 사용한 중고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구체적인 데이터가 밝혀진 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당근마켓 덕에 중고거래가 더욱 활발해져서 쓰레기 배출량이 줄었다는데, 환경보호에도 꽤 기여한다고 한다.

얼마 전 옷방을 정리하면서 사 두고 몇 번 입지 않은 깨끗한 겨울 외투들을 모아서 당근마켓에 올렸는데 생각보다 금방 팔리더라. 보통 하나에 만원 정도로 가격을 책정했고, 조금 비싸게 주고 샀던 다운 파카는 2만원에 올렸다. 다해서 10만원 정도 벌었다. 구매자가 채팅을 걸어오면 일일히 대응해야하고, 보통 집 앞까지 찾아오긴 하지만 약속을 잡고 만나서 거래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귀찮지만 다 팔고나니 보람차더라. 귀찮다고 그냥 의류수거함에 넣어버렸으면 어쩔 뻔 했나.

지난 주말에 아내는 당근마켓을 보다가 ‘뽕 고데기’를 득템했다. 단돈 8천원에. 안그래도 예전에 홈쇼핑에서 보고 사고 싶었던 거라나. 신기했던 건 판매하는 분이 같은 아파트에다가 심지어 같은 동에 사는 분이었다. 엘리베이터 타고 잠깐 내려가서 얼른 사다가 돈만 쥐어주고 받아서 바로 올라왔다. 왠지 모를 신통방통한 기분.

나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물건이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일 수도 있다. 처음 살 때 가격이 생각나서 헐값에 내놓기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가격을 조금 비싸게 부르게 되는데, 경험 상 당근마켓에서는 그런 경우는 판매가 잘 되지 않는다. 쓸 만한데 버리긴 아깝고 쓰기는 뭣한 물건들 위주로 저렴한 가격에 올려야 한다. 그럼 잽싸게 연락이 올 것이다. 좀 귀찮긴 하지만 아직 당근마켓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도전해보자.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하는 후련함도 기분좋고, 판매해서 얻는 돈이 생각보다 짭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