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연료 없이 타오르지 않고 연료는 소비된다. 연료가 끊기면 불은 꺼진다. 피웠다 껐다 하며 연료소비를 조절한다. 연료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꿈은 불처럼 사람을 뜨겁게 만든다. 달아오른 맘은 몸을 움직여 열기를 발산한다. 그런 맘의 태도가 곧 열정이다. 열정을 태워 꿈을 실현한다. 열정은 연료다. 한시도 쉼 없이 열정적일 수는 없다. 용암도 결국에는 식고 사람은 끝내 지친다. 매사 모든 순간에 열정을 유지하려 든다면 사그라든 불씨처럼 그을음만 남긴 채 꿈 씨 마저 꺼져 버릴 수 있다. 열정은 물량를 조절해야 하는 물자다. 뜨거워져야 할 순간에 알맞게 공급하고 다음을 위한 여분을 준비해둬야 한다.

열정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무엇보다 큰 동력원이 된다. 사업이나 창작이라던가. 남의 일을 하는 경우에는 성과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설정되었을 때 열정이 피어오른다. 보너스나 인센티브 같은. 열정은 성공에 도달한 미래를 그려보게 만들고, 이는 마치 곧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대로 이어진다. 매일 틈 없이 쉼 없이 한없이 열정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실행한다. 페이스를 올려 최대 속도로 힘차게. 몸이 힘들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려 한다. 이미 과열되었던 몸은 느리게 회복된다. 자기 반성이 반복된다. 지루하고 지친다. 슬럼프를 맞는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을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이젠 열정같은 게 생기지 않아, 라고 초탈한 척 포기한다.

열정에 홀린 듯 빠져드는 건 자칫 위험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매너리즘은 열정으로부터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매너리즘이 길어지면 불안이 싹트고 불안은 다시 열정의 필요성을 대두 시킨다. 한동안 넋 놓고 지낸 시간 때문에 열정에는 다시 과부하가 일어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영원한 불안 속에 살게 되고 만다.

불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하지만 불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불 조절 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열정은 불이다. 아무리 맛있는 재료도 강한 불에 내내 볶으면 타 버려 먹을 수 없게 되듯, 열정도 조절해가며 사용해야 한다. 너무 좋아하는 일이 생겨 목표 의식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이 오더라도 우르르 한 번 끓고 난 담에는 중불 이나 약불에 놓고 오래 지속하는 것이 진국을 우려내는 방법이다. 사람 몸과 맘엔 한계가 있어 내내 최고조를 유지할 수 없다. 뜨거운 열정은 잠시다. 적당한 온도로 오래 미지근함을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