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법

기억을 수집하는 동안에 생각의 속도는 느려진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의외의 기억에 대한 각성이 일어나면 시간은 더욱 정체된다.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찍고난 뒤 한참을 지나 그것을 확인하게 된 우리는 머릿 속에서 반드시 거꾸로 흘러 가는 시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웃기거나 괴롭거나 거의 둘 중 하나이다.
우리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 빠를 때에 생각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가까운 과거부터 먼 과거까지의 유물을 뒤진다.

유물이 있을 때, 생각의 속도는 느려진다.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면 유의차에 의한 반성이나, 판단이 시작된다. 이것은 다행히도 인간적인 것이다. 기계와 차별화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간의 특성이다. 그것은 감정과는 달리 이질적이지도 않으며, 나비의 날갯짓처럼 시작되어 제트기류로 흐른다.

즉, 성장한다.

 

암묵기억이란 말이 있다. 암묵기억이란 과거의 경험이 도움을 주는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경험들이 현재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한 연구에서는 피실험자에게 몇 가지 노래를 들려주고 이 노래가 익숙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라고 하였다. 절반의 피실험자에게 친숙한 아메리카 포크송을 들려주었고, 다른 절반의 피실험자에게는 첫 번째 그룹과 같은 절반의 피실험자에게 친숙한 아메리카 포크송을 들려주었고, 다른 절반의 피실험자에게는 첫 번째 그룹과 같은 노래를 들려주었지만, 개사를 하여 들려주었다. 그 결과 비록 같은 음의 노래를 들려주었지만, 첫 번째 그룹의 피실험자들이 그 노래에 대한 기억을 상기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그들의 기억 중에서도 잠재적으로 연결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억 연구들은 연상 기억 또는 다른 두 독립체간의 기억 형성, 뇌 안에서 함께 연결 되는 기억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이 연구는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나중에는 분리할 수 없는 노래의 음과 가사의 강한 연상 연결을 만든다고 보고했다.

암묵기억과 같이 무의식의 기억이 현재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사례는 많다. 의식적으로 기억을 회상하는 것은, 무의식의 기억을 통한 현재의 문제해결에 대한 도움보다 강력하고 자발적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생각의 속도가 과거의 기억을 통해 의식적으로 느려지게 되면, 우리는 현재의 자아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직시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의 문제점을 찾기 보단, 문제를 대하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진다.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암묵기억의 논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의식적으로 꺼내어 현실의 문제를 대하는 자아의 방식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팟캐스트가 열풍처럼 몰아치던 시절, 칸투칸은 직원 몇 명을 모아 팟캐스트를 녹음했다. 지금 들어보면 병맛이지만, 본 취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소소히 풀어보자, 라는 취지로 시작했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대변하는 컨텐츠란 웹툰 ‘미생’ 이 고작이었고, 미생은 운좋아 대기업에 취직한 고졸 장그래의 이야기니까. 그보다 더 많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애환과 재미를 알리고 싶었다.

3년이 지난 후 팟캐스트에 나오는 목소리 2개 중 하나는 남았고, 하나는 없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의 기억을 통해 우리는 성장을 체감한다. 지금의 문제들을 과거의 목소리를 통해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때의 시야를 반추하게 되고, 마음가짐을 돌이켜 보게 된다. 기억은 성장을 들여다보는 거울임과 동시에 성장의 측정도구일지 모른다. 기억을 수집하는 동안 생각의 속도는 느려진다.  과거를 들여다 보는 것은 시간을 늦추는 일이고, 느려진 시간안에서 우리는 자발적이고 내재적인 스스로의 점검을 하게된다. 즉, 성장을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