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파견업체를 운영하는 한 지인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씩 웃으며 이런 말을 곧잘 했다. “이판 사판 공사판이지. 죽도록 한번 붙어보지 뭐” 이상하게 그 말을 들으면 왠지 그 일 잘될거라는 생각이 반대로 들었다. 실제 사업은 결코 공사판이 되는 경우가 없었고, 죽는 경우는 더더욱 없었다. 오히려 더 잘풀려가기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계적인 괴짜로 취급받는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의 일대기를 보면 그 역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충고를 들었다고 한다. ‘자네의 사업이 크게 되면 반드시 큰 놈이 나타나 방해를 하게 될걸세. 그때는 소송을 불사하고서라도 죽기살기로 덤벼야 해’

브랜슨은 이 충고를 깊이 간직하고 있었고, 실제로 이를 실행했다. 이 죽기살기 각오가 그가 괴짜라는 별명을 얻게 된데 일조했던 것 같다.

첫 싸움의 상대는 기업 정도가 아니라 영국정부 였다.  버진트레인스가 이용자수를 3천만명까지 늘리면서 성공적으로 운영한 철도사업권을 하루아침에 뺏기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5년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사업을 하루아침에 그만두라니. 그때 이 괴짜는 그 충고를 기억해냈다.

그는 우선 이해할 수 없는 탈락이 부당한 것이 맞는지 지인들과 데이터에 입각해 확인했다. 그들은 모두 탁월한 실적을 기록한 회사를 교체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 입을 모았으며, 데이터의 분석결과는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된 회사가 능력을 입증할 어떤 근거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그는 그가 배웠던 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만나기 1주일 전,  교통부에서 전화를 걸어와서 그에게 오류를 시인했다. 교통부가 심각하게 계산상의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괜히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변호사는 정부상대로 한 고소의 승소확률이 10%미만이라고 알려줬죠” 브랜슨은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비록 정부라 하더라도 부당한 것에 대해 고소를 무릅쓴 용기가 철도사업을 살려냈다고 생각해요”

“리처드는 싸움꾼이에요’ 그의 한 지인은 웃으며 말한다. “그는 싸움까지도 그저 즐긴다니까요”

리처드 브랜슨은 영국정부를 상대로 철도를 가지고 싸웠지만, 그의 지론대로라면 그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한 일이라도 했을 것이다. 아마도 리처드 브랜슨에게 그런 종류의 싸움에 대해 물어본다면 그는 분명 금발의 머리를 쓸어 올린 후 당신의 눈을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생은 모험을 떠나는 자의 것이다. 지루하고 고루하게 살지 마라’

책을 읽을 수 없는 난독증에 걸렸고, 여장을 하고 우스꽝 스러운 퍼포먼스를 펼치는 그이지만,  그는 사뭇 진지하다. 진지의 절정은 죽기 살기 정신이다.

리처드 브랜슨이 싸움닭처럼 싸우지 않았다면 그의 작은 사업은 아마 공룡들에게 물어뜯겨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 별다방도 화장품도 꽃길 걸은 것이 아니다 >

별다방이라고 불리우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스타벅스 또한 꽃길만 이리저리 걸으면서 온 것이 아니다. 창업때부터 이들은 무모했다. 스타벅스가 창업한 년도는 시애틀에서 보잉사가 공장폐쇄를 감행할때였다. 당시 보잉은 직원 10만명 중 60%인 6만명을 해고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해고된 사람들이 저마다 시애틀을 뜨는 통에 고속도로변에  ‘불은 끄고 가는 거냐’는 우스개 경고문이 나붙을 정도였다. 또한 스타벅스가 시애틀을 넘어 시카고에 매장을 연 때는 1987년 10월로 하필이면 다우지수가 500포인트나 급락한 블랙 프라이데이 (검은 금요일)였다.

서양에서 13이란 숫자는 불길한 숫자의 대명사다. 비행기에는 13번 좌석이 없는 경우가 많고, 빌딩은 13층이라는 숫자를 건너뛰기 일쑤다. 오죽하면 13일의 금요일은 공포영화의 단골소재일 정도겠는가. 하지만 화장품을 막 시작한 가녀린 여자 매리케이는 이 불운이라는 징크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엉뚱한 믿음들이 사업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했고 멋지게 깨트리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메리케이의 회장 매리케이 에쉬의 사무실은 떡하니 13층에 있다. 이뿐 아니다. 창립기념일도 일부러 보란듯이 9월 하고도 13일로 정했다. 이쯤되면 불운 따위는 한번 붙어봐하고 시비를 거는 수준이다. 이렇게 당차게 승부를 거는 대담한 덕분에 매리케이는 환경과 운수 따위에 변명하지 않는 당당한 브랜드로 자라났다.

맹렬하게 계획하고 격렬하게 싸워라. 죽기 살기로 덤비기. 이것만이 정글 같은 세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