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는 두가지가 있다. 남과 싸우는 사람, 나와 싸우는 사람.
남과 싸우는 사람은 남이 있어야 발전한다. 하지만 나와 싸우는 사람은 남이 없어도 발전한다. 나와 싸우는 사람에게는 경쟁자라는 존재 보다 자신이 꼭 되고 싶은 그 꿈, 또는 어떤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 그 모습까지의 격차가 존재하는 한 낮이든 밤이든 그는 탱크처럼 전진할 수 밖에 없다.

두가지 예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첫번째는 지금은 특급호텔로 불리우는 리츠칼튼이다.
리츠칼튼 호텔은 당초 일류가 아니었다. 어느 날 그들은 자신들이 일류가 되기 위해 대담한 도전을 하기로 했다. – 결과적으로 보면 이 선택이 신의 한수였다 – 그것은 바로 말콤 볼드리지 상에 응모하는 것이었다. 상무장관의 이름을 딴 이 상에 도전을 하면 수상을 해도 좋지만 수상하지 못해도 의미가 있다. 심사위원회가 지원회사의 세부 역량을 그 부문 최고의 회사와 비교해 격차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리츠칼튼의 경영진은 이 격차 자료를 아주 요긴하게 활용했다.
“각 부문별 격차를 확인하고 그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우리는 격차에 집중했습니다” 리츠칼튼이 노력하는 동안 모델이 되었던 회사들이 기울거나 심지어 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최고가 되는 것이었지, 그 회사들을 이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쟁 회사가 없어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격차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리츠 칼튼은 최고가 되기 위한 격차를 설정한 후 그 고지까지 가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로 그들은 오늘날 호텔중의 호텔이라는 찬사를 얻을 수 있었다.

두번째 사례는 병원이다. 바로, 세계최고의 병원으로 불리우는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이다. 메이요 클리닉은 전세계에서 사망 선고를 받은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희망을 잡으려고 오는 병원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메이요 클리닉을 ‘병원계의 대법원’이라는 어마무시한 별칭으로 부른다.
메이요 클리닉은 단연 최고다. 최고니 더 이상 노력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밤을 새워 진력을 다한다. 메이요는 최고인데 더이상 어떤 병원을 목표로 죽도록 노력하는 것일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격차입니다. 그것도 2위를 차지한 병원과의 압도적인 격차입니다” 좀 질리는 느낌까지 있지만, 이것이 그들이 나태해지지 않는 이유다.

리츠칼튼도, 메이요도 격차와 싸운다. 대상은 없어질 지 모르나 그들이 생각하는 격차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인간은 어차피 숙명적으로 완전해 질 수 없다. 그래서 인지 인간은 완전한 것보다 무언가 불완전한 것이 끌린다. 그리고 그 불완전한 존재가 완전을 향하여 한발짝이라도 더 고군분투하면서 그 간격을 좁히고자 하는 모습에 매료된다.
시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쿼츠 (전자)시계는 거의 오차가 없이 정확하다. 하지만 최고급 시계는 전자시계가 아니라 기계식 투르비용 시계이다. 전자시계가 시간이 더 정확한데 시간이 곧잘 틀리고 자주 AS를 맡겨야 하는 기계식 시계를 최고급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 자체가 생각해보면 아이러니다. 이유는 장인들의 고군분투하는 그 노력 자체가 바로 하이엔드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끝끝내 전력을 다하는 모습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신비로운 존재다.

‘싸니까 가는 가게가 되어서는 안된다. 음식점이 싼걸로 승부하게 되면 라이벌은 편의점 어묵이나 맥주가 된다. 그 가게에서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마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버리면 가게는 문을 닫는 수 밖에 없다. 가격이 아니라 매력이 있어 가는 집이 되면 그런 힘든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일본에서 장사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우노다카시가 한 말이다. 20년 불황을 지나온 일본요식업계는 가격경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잘나가는 레스토랑들은 편의점과 공존하는 법을 터득했다. 간편식품은 편의점에 넘기고 요식업소들은 저마다 차별화 포인트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일본 음식점들의 메뉴판을 보면 한 가운데에 모두 자체 메뉴 코너를 운영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자체메뉴는 고가이며 정성이 한껏 들어가 손님들이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차별화라는 격차를 추구하는 이들이 영원히 젊은 이유다.

= 글_이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