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골프와 섹시함.

박인비 선수가 한때 상금왕에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는데도 스폰이 붙지 않았던 시절이 있다. 인지도가 바닥이었던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외모’ 때문에 스폰이 붙지 않은 게 아니냐는 논란도 많았다.

난 필드에 나가본 적이 없고, 스윙을 해본 적도 한번 없지만, 골프란 멋진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 개인적 편견으로는 ‘프로’스포츠에는 어느정도 섹스어필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중이 없는 아마추어 스포츠나 혼자만의 수양을 위주로 하는 격투기가 아닐 바에야, 팬과 관객이 있어야 완성되고 미디어와 스폰이 붙어야만 굴러가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사실 어느정도의 섹스어필은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구기 종목 중에서는 축구를 가장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피파가 개정했던 룰들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것이 바로 ‘상의탈의 시 옐로카드’ 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지정된 룰인데 상의탈의시의 선정성을 핑계로 했지만, 사실은 골을 넣고 가장 관심도가 폭발하는 시점에서 선수의 알몸이 아니라 유니폼에 붙은 스폰서가 더 노출되게 하기 위해서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난 K 리그가 하나의 로컬 룰을 정해야 한다면 이 ‘상의 탈의 시 옐로카드’ 룰을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가뜩이나 관중도 없는 리그에서 어느정도 팬들을 끌어올라면 스타로는 부족하다. 스타가 골 넣고 웃통을 까고 식스팩 정도는 보여줘야 그래도 올까말까인 게 지금의 K 리그 판인 것이다.

골프도 ‘프로’ 종목인 이상 어느정도는 선수의 외모나 섹스어필이라는 지점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그게 전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미디어나 스폰서의 관심보다도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우선순위인 건 바로 ‘팬’ 이다. 섹스어필도 궁극적으로는 미디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팬’을 위한 것이다. 역대로 오직 ‘외모’나 ‘섹스어필’ 하나로만 승부했던 선수들은 미디어 이전에 팬들이 먼저 외면했다. 박인비 선수는 외모를 넘어서서 현재 ‘위대한’ 골프 선수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나는 박인비 선수의 실력 자체가 ‘팬서비스’ 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외모’에 어느정도 신경쓰는 선수들을 지나치게 까내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궁극적으로는 ‘팬서비스’ 아니겠는가.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는 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지 않기로 유명했는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나서도 팬들의 사인공세를 피해서 뛰어서 도망가는 모습이 찍히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오로지 ‘실력’ 만이 팬서비스인 건 또 아닌 것이다.

골프계에 섹시하고 멋지고 실력도 좋은, 팬 프렌들리한 스타 선수들이 정말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나같은 골알못도 뉴스에서 골프 소식은 항상 눈여겨 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