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가.

국내 여자골프에서 김자영 선수가 긴 슬럼프를 딛고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길었던 슬럼프 때문에 김자영 선수의 우승은 곧 화제가 되었다. 물론 골알못인 나는 그런 선수가 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 (김자영 선수 죄송합니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5년의 슬럼프, 그리고 김자영 선수가 한때 겪었다는 ‘입스’ 였다.

찾아보니 프로골퍼들의 25% 이상은 이 ‘입스’를 겪었거나 겪는 중이라고 한다. 25%면 아주 높은 수치다. 거의 4명중의 1명이란 얘긴데 이정도면 필드에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 혹은 연습장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반드시 한명은 입스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입스의 원인이라면 별것도 없는데 불안감이다. 퍼팅이, 스윙이, 샷이, 그립이 실수 혹은 실패할까봐 두려워서 찾아온다고 한다. 근데 이 불안감의 파장은 심각해서 입스가 심각해지면 아예 백스윙조차도 할 수가 없어지는 시점도 온단다. 이 정도면 조금 심각한 수준인데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밥만 먹고 운동하는 사람들인데 자기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그것도 불안감이라는 멘탈 때문에?

‘입스’라면 나는 골프쪽보다는 야구쪽의 일화를 더 친숙하게 알고 있다. 야구에서는 주로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대로만 쭉 잘했다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도 남았을 투수가 어느날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가 없게 되었던 거짓말같은 사실에서 따온 정신병. 야구의 입스는 찾아오면 거의 선수 생명이 끝나버리는 수준이 된다. 야구에 한해서는 입스가 찾아온 선수가 그것을 극복해 내고 다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투수를 하던 선수가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는 있지만.

골프와의 차이점이라면 골프에서의 입스는 심리 치료와 자세 교정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 프로든 아마든 보통은 ‘극복’을 해나간다는 데 있다. 사실 골프만큼 단순한 운동이 어디있을까 하지만 알다시피 단순할수록 잘하기는 어렵다. 깊이와 디테일에서 갈리는 게 실력이다보니, 때론 몸으로 익혀나가는 것에 비해 정신이 과도하게 앞설 경우에 입스가 오는 듯 하다. 원래 뭐든 잘하려고 하면 몸이 굳는 법 아니겠는가. 그런데 골프는 이런 입스를 어떻게든 극복해나가고, 또 많은 선수들이 달고서도 살아가는 걸 보면, 참 멋진 스포츠인듯 싶다.

칸투칸 생비스 골프를 찾는 많은 골퍼분들도, 다들 입스 조심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