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의 종류, 바지의 길이, 밑단을 깔끔하게 혹은 귀엽게 마무리하는 법까지. 앞선 바지 편의 칼럼들을 쫓아 옷장에 바지들을 구비했다면, 아마 당신에겐 적어도 아래의 바지들이 있어야 한다.

데님 팬츠
– 워싱이 들어가지 않은 진한 색상의 생지 데님 팬츠
– 은은한 워싱이 들어간 진청, 혹은 중청의 데님 팬츠
– 낙낙한 핏의 연청 데님 팬츠 (허벅지와 무릎 부분이 찢어져 있으면 더 좋다.)

치노 팬츠(혹은 린넨 팬츠)
– 베이지, 카키, 네이비의 기본 색상 치노 팬츠
– 허리 주름(턱)이 하나 있는 원턱 스타일와, 턱이 없는 노턱 스타일의 치노 팬츠

슬랙스
– 블랙, 차콜 그레이, 네이비의 기본 색상 슬랙스
– 2~3cm 폭으로 턴업 수선된 슬랙스 한 벌 정도.

반바지
– 무릎 위 3cm 정도 길이의 면 또는 데님 소재 반바지

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핏이다. 똑같은 바지라 해도, 핏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이 된다. 캐주얼하게 입을 것인지 포멀하게 입을 것인지, 다리는 얼마나 길어 보일 것인지, 어떤 신발과 어울릴 것인지-까지.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게 되는 6가지 바지 핏의 특징과 사이즈, 그리고 코디의 팁까지 정리했다. 당신이 특별히 매니악한 스타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매장에서 아래의 6가지 핏 중 한 가지 바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① Regular (or Standard) Fit

레귤러 핏, 혹은 스탠다드 핏이라고 부르는 바지들은, 쉽게 말해 허벅지의 폭이 발목까지 거의 일자로 떨어지는 핏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밑위 길이는 요즘 나오는 슬림, 스키니 등의 바지에 비해서는 긴 편이지만 ‘배바지’라 부를 만큼은 아니다. 허리에 맞춰 사이즈를 고른다면 보통 끼거나 불편한 곳 없이 편안한 착장이 가능한 핏. 만약 따로 레귤러 핏, 스탠다드 핏이라고 적혀 있지 않다면 밑단의 폭을 보고 간단히 판단할 수 있다. 레귤러 핏의 바지의 밑단 단면 폭은 보통 19cm~ 22cm 정도이다. 성인 남성 한 뼘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40대 이상의 중, 장년 층에서는 말 그대로 스탠다드하게 애용되는 핏이지만 그리 젊은 감각을 드러내는 핏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요즘 유행하는 다소 짧은 길이로 입었을 때 넓은 밑단 폭이 경박스럽게 펄럭이기도 한다. 그래서 세련된 젊은 느낌보다는, 조금 더 귀엽고 young하게 입기 위해 긴 기장의 레귤러 핏 치노 팬츠나 데님 팬츠의 밑단을 3~4cm 폭으로 2,3번 롤업해서 입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입을 때에는 구두나 로퍼보다는 단화나 스니커즈가 잘 어울린다.

② Slim (or Slim standard) Fit

기존의 레귤러 핏에서 밑위 길이를 조금 더 짧게 하고, 허벅지부터 종아리, 발목까지의 폭이 전체적으로 슬림하게, 좁아진 핏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은, 그리고 엉덩이와 허벅지가 꽤 발달한 동양인(그런 체형을 가지고 있는 1인이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다.)에게는 조금 불리한 핏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마른 몸매의 소유자에게는 시크하고 섹시한 핏이기도 하다.

밑위 길이가 조금 짧기 때문에, 허리, 옆구리 살이 있는 분들은 약간 불편할 수도 있다. 슬림 핏의 바지들은 허벅지 단면이 27cm~29cm로 30cm를 넘는 경우가 드물고, 밑단 단면 폭은 보통 17cm~19cm 정도이다. 때문에 소싯적에 축구 좀 하셨다, 하는 한 허벅지 하시는 분들은 (그런 체형을 가지고 있는 1인이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다고 한 번 더 말씀드리겠다.) 안타깝게도 화면 속 모델의 핏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히 레귤러 핏보다는 다리를 길어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복숭아 뼈 중간 정도의 길이의 슬림 핏 바지라면 페이크 삭스에 로퍼나 구두를 신고, 셔츠를 입어도 멋진 룩이 완성될 것이다. 단, 허벅지가 있는 분들은 허리에 맞춰 바지를 사기 보다는, 허벅지에 맞춰 바지를 구매한 뒤, 허리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기왕이면, 폴리우레탄(스판)이 2% 이상 함유되어 신축성이 있는 것으로다가.

③ Tapered Fit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핏이다! 운동 좋아하고, 허리에 비해 엉덩이와 허벅지가 발달한 편이며, 몸의 비율에서 다리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최적의 핏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테이퍼드’는 위쪽은 여유 있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의복의 형태를 지칭하는데, 팽이 모양과 비슷하여 ‘페그 톱(peg-top)’이라 부르기도 한다. 벌써, 느낌이 팍팍 오지 않는가? 바로 우리를 위한 핏이라는 느낌이..

말 그대로, 엉덩이와 허벅지는 레귤러 핏처럼 여유 있으면서도, 무릎부터 종아리 까지는 슬림 핏처럼 좁아드는 형태이다. 때문에 아주 하체만 발달했거나, 100kg 이상의 거구가 아니라면(물론 100kg도 100kg 나름이긴 하다. 키가 180이상이고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라면, 허리에 맞춰도 상관없을 듯하다.) 허리에 맞춰 바지를 사면 아주 세련되고도 편안한 핏을 누릴 수 있다. 테이퍼드 핏은 그 자체로 허벅지보다 종아리가, 종아리보다는 발목이 더 얇은 인체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착장되기 때문에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테이퍼드 핏은 포멀하고 단정한 느낌이 강해서, 워싱이 있거나 찢어진 데님 팬츠라도 로퍼, 구두와의 궁합이 좋다. 테이퍼드 핏이면서 허리 주름까지 들어가 있는 원턱의 치노 팬츠, 혹은 슬랙스라면 아주 클래식한 착장까지 가능하다.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핏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모델처럼 슬림한 몸매의 분들이라면, 뭔들 멋있지 않겠냐마는… 당신이 알아야 할 바지의 6가지 핏 1편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3가지 핏- 레귤러, 슬림, 테이퍼드 핏 -을 알려드렸다. 당신이 알아야 할 바지의 6가지 핏 2편에서는 조금 더 트렌디하고, 시도해봄직한 3가지 핏을 알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