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yle. 시장의 변화라는 어려운 말을 해석하는 것 보다, 창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는 것이 변화를 알아가기 쉬운 방법 중 하나입니다. 외국의 SPA 브랜드에서 K-style이라며 한국 패션에 대한 특별 협업 라인을 만든 사례로 보아, 한국 사람들의 옷차림과 옷에 대한 애정은 대단합니다. 그런 한국 사람들의 요즘 옷차림은 어떤가요?

한국의 옷차림을 논하기에 앞서, 가장 패션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헐리우드 스타들에서부터 변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전의 헐리우드 스타들이 파파라치 컷에서 명품가방과 하이힐이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의 헐리우드 스타들은 몸을 부각하는 운동복으로 자신의 몸을 과시합니다. 이런 현상으로 명품가방보다 저렴한 운동복들이 셀레브리티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열망을 품고, 또는 그런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팔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애슬레틱 Athetic과 레저 Leisure의 합성어, 애슬레저룩의 기원이 시작됩니다.

2009년 5000억 원 남짓이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2016년 현재 3천 억 원 내외로 추정되며, 5년 내 1조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스포츠 웨어 시장 전체에서 10%에 해당하는 말이며, 내년 이후로는 20%까지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애슬레저 시장의 확대는 단지 헐리우드 스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신입사원에게 추천하는 지갑으로 백만 원이 넘는 명품 지갑을 소개하는 패션지보다 일주일 운동으로 나도 몸짱-의 헬스 잡지가 더 잘 팔리는 것은 삼포에서 오포가 되어버린 우리 시대에 우리가 스스로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노력의 대가가 돈보다 젊음과 열정이라면 투자할 만 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사고가 변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몸에 투자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굳이 헬스장을 찾지 않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헬스장이라는 공간에 가는 것보다 일상 자체를 운동으로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애슬레저의 시장은 과열화되어 커집니다. 하지만 이 시장, 이 유행은 얼마나 지속될까요?

14년부터 시작된 래시가드의 열풍이 올해는 잠잠합니다. 실루엣을 드러내고 많은 남성이 아쉬워할 만큼 몸을 가리던 래시가드. 소위 잘나가는 연예인 대부분이 너나할 것 없이 화보 촬영까지 했던 이 래쉬가드도 시장의 포화로 올해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지쳤습니다. 더는 유행에 즉각 반응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의 화려한 스타마케팅에도 속지 않으며,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시장에도 속지 않습니다. 그들은 진화했습니다. 이제까지의 시장과는 다른 본질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우리가 정말 하는 운동은 가벼운 달리기, 맨손운동, 배드민턴, 볼링에서 탁구까지. 일상적 스포츠를 추구하는 사람들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고합리적인 운동방식의 의복이었던 애슬레저. 이런 애슬레저의 상업화는 이제까지 그런 운동을 즐겨온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것입니다. 본디 즐기던 사람들의 문화가 어느새 유행이 되어 누구나 그것을 좇게 되면, 슬프게도 박힌 돌이 떠나게 됩니다.

But nice try,  그들의 운동은 지속될 것입니다.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과 그 순간에 부딪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어떤 것 때문이 아닌 운동 그 자체를 즐깁니다. 그 이상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해나가는, 자신만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입니다.

이제 이 년 차를 바라보는 판지오는 날마다 다른 시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만화경 속의 렌즈를 비틀어 볼 수 있도록, 함께 흔들리며 판지오의 뼈대를 굳힙니다. 불꽃이 다 타들어 가도 결국 남는 건 심지입니다.

글. 박재은. 애쓰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