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활력이 돌고 면역력이 좋아지며 근력이 붙으면서 체력이 향상되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겐 약물보다 좋은 치료제가 되며 만성 신체 질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은 삶의 질을 바꿀 만큼 놀라운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 치명적 단점이 있으니 바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 늘 그게 문제다.

금연 결심은 새해 시작에 한 번 정도 하고 금방 잊는다지만, 운동 결심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는 것 같다. 아침에 눈 뜰 때 몸이 찌뿌둥해 한 번, 일하다 집중이 잘 안되고 졸릴 때 한 번, 밥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할 때 한 번, 여하튼 조금만 피곤하거나 몸이 불편하면 그때마다 하는 소리. 안 되겠다. 운동해야지.

하지만 막상 운동 나가려면 사 두고 안 읽은 책에도 눈길이 가고, 다운만 받아 놓고 안 본 영화 생각이 자꾸 나고, 하다 어려워서 접은 게임이 너무 하고 싶고, 그렇게 하기 싫던 일거리가 괜히 급하고 중요한 사안처럼 느껴지기까지. 운동만 아니라면 뭐가 되었든 다 유익할 것 같다.

그렇게 스트레칭조차 안 하고 구부정하게 의자에 앉아 모니터만 종일 보는 나날이 쌓이다 보면 결국 탈이 난다. 피로는 조금씩 몸을 잠식해 관절이 뻗뻗하게 굳고 손발이 퉁퉁 부어오른다. 특별히 건강이 악화되지 않더라도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쑤시고 온 몸이 저려오기 시작하는 거다. 몸이 불편해지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예민해진다. 깊은 잠도 못 자고 아침에 겨우 일어나 시간에 쫓겨 하루를 보낸다. 주말에 아무리 몰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사는 게 귀찮아지고 인생이 비참한 기분이다. 그럴수록 작은 체력소모도 부담으로 다가와 운동을 꺼리게 된다.

각자 여러 가지 이유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  전부 핑계는 아닐 거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늘 시간에 쫓겨 산다. 학생들부터 직장인까지 의무와 책임이 너무 많다. 다들 바빠서 저녁이 있는 삶은 요원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스트레스 해소나 신체 긴장 완화를 노릴 수 있는 힐링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 심리, 정식적 힐링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신체적 힐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든 일시적 해소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나는 ‘신체 힐링’이란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운동은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체력을 소모하고 근육을 쓰는 일이 몸에게는 치유의 시간이라니. 몸이 있기에 정신이 유지되는 것인데 그 경중을 반대로 여기고 있었나 보다. 이런 인식이 들자, 운동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저 표현 하나만 달라졌을 뿐인데.

몸도 힐링이 필요하다. 몸은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가장 고생한다. 이런 몸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호화로운 처사는 부지런한 운동이라고 한다. 운동의 최대 단점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힐링하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그래도 좀 덜 귀찮더라.

참고로, 다이어트와는 영 상관없는 이야기다. 왜냐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뒤 밥맛이 너무 좋아져서 살이 되려 더 찐 사람이 여기 있기 때문에. 체력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래도 뭐 골골대는 돼지보단 건강한 돼지가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