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변에서 소문난 ‘대식가’이다. 어떤 이는 내가 먹는 것만 봐도 식욕이 생긴다 하였고, ‘너는 먹는 스케일이 정말 대단하다.’라는 극찬 쯤은 귀에 얹힐 정도로 많이 듣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늘어만 가는 뱃살에, 불균형적인 신체 건강에 불안감을 느끼고 다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다. 먼저 든 생각은 ‘살을 빼야한다.’ 이다. 그러고나서는 한입 한입 먹을때마다 부담스럽고 겁이났다. 물론, 멈출 수는 없었다. 이런 행동과 이러면 안되다는 생각의 마찰. 꽤나 긴 시간을 치열하게 부딪히곤 했다.

얼마전, 직장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새로 발견한 맛집인 중화요리집을 들어가게 되었다. 자리에 앉아 각자의 메뉴를 주문하고 불과 1~2분 만에 마치 준비해놓은 듯이 신속한 속도로 음식이 나왔고, 나는 당연하게도 자장면 곱배기를 먹게 되었다. 한 젓가락씩 면을 입에 넣을때마다, 그동안 들지않던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행복’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게 웬 뜬금없는 생각인가. 지금 생각해봐도 피식 웃을 정도로 우습지만, 그 자장면은 정말 행복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장면 이어서가 아니다. 그저 좋아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 자체가 그 순간을 너무 행복하게 했던 것 같다. ‘이젠 아주 먹다, 먹다 초월할 것일까?’라고 생각해봤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주 운좋게도 나는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린 그 감정을 짧은 순간 느끼게 된 것이다. 바로 ‘행복’이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달고, 짜고, 맵고, 고소하고. 정말 셀 수도 없는 말들로 표현되는 수많은 음식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힘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그 생각 보다는 먹는 행복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 양을 조금 조절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들 하듯 ‘굶기’, ‘채소만 먹기’ 등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매일 운동장을 달려서라도 더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을 뿐이다.

세상 사는일이 너무 전쟁같아서 먹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전투식량 먹듯 배를 채운다면 너무 무미건조한 삶일 것이다. 사람이 평생동안 먹는 음식을 세어보면 대충 계산해도 7만번도 넘는 식사를 하게된다. 그 한끼마다 행복하다면, 아니 그 절반이라도 기쁨을 느낀다면 우리의 세상살이가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그 방법은 아마도 모든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저 먹는 것. 아니 맛있게 먹는 것 그것이 전부일 것이다. 겨울이 있기에 봄이 더 따듯한 것처럼, 식전에 허기짐이 식사시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여러분도, 이제 곧 먹게될 또한번의 식사에서 갑작스러운 행복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글을 쓰면 필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먹는 것이 너무 좋아.’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