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中 –

 

이 시구가 떠오르는건 우연이 아니다.

뜨거운 물에. 저 자신의 존재를 내어주면, 그렇게 온화하게 퍼지는 향기와 맛. 그것이 누군가를 위로하고 따사롭게 하며, 그리고 심신이 안정을 되찾아주는 존재를 만난다면 말이다. 하얀 민들레차를 만난다면 더욱 그렇다.

 

흔히들 떠올리는 노란 민들레와는 달리, 우리네에게 조금은 낯선 하얀민들레는 소중하다. 노란 민들레의 강한 생명력도 칭찬해줄만 하지만, 하얀 민들레의 순수함과 깨끗함이 어쩌면 한수 위다. 어렵사리 키워진 그 하얀 존재는 여리고 가련하게 덖어지지만 구수함을 발산한다. 그리고 뜨거운 물에 온전히 담가 졌을 때, 그것은 상쾌함과 향긋함을 수줍게 자아낸다.

 

우리가 마실 차(茶)는 널리고 널렸다.

커피는 물론, 갖가지 꽃과 뿌리 그리고 과일도 뛰어들었다. 무엇이 더 우위다라고 말하기에는 각자의 ‘차’로서의 역할이 꾸준하고 특색있다. 마찬가지로 뜨거운 물에 제 존재를 첨벙하여 뿜어내는 존재의 향기와 맛이라는 것에서 모두 ‘열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흔히들 마시기만 했던 것에서 새로운 내음을 겪어보자는 것. 바쁜 일상과, 도심의 답답함에서 느껴볼 수 있는 자연의 작은 사치, 그러나 큰 즐거움은 누구라도 즐길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얀 민들레’차는 누구라도 즐겨봐야 하는 즐거운 존재다.

 

내가 누구를 위해 뜨거운 물에 들어가 향기를 내어줄 순 없지만, 그런 존재의 소중함을 깨달아 알고 그것을 만끽하여 주는 것. 그거라도 해보자. 그것이, 나 스스로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세상의 근심과 염려를 줄여주는 또하나의 선물이라는 걸, 하얀 민들레차는 속삭이고 있다.

 

어떠한 차(茶)라도 마주했을 때.

그렇게 그 존재의 소중함과 배려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