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 전 어쩌면 이적시장이 경기보다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이제 막 시즌이 끝난 시기였기 때문에, 꾸준히 흘러나왔던 소식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나 이번 주, 어느 한 선수의 발언 때문에 이적 시장의 모든 소식이 그의 이야기로 도배됐다. 그는 바로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함께 이른 바 ‘신계’에 올라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호날두는 우리의 영웅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을 집어 넣고,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맛 봤고, 2008년 받은 발롱도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약 8년 간 뛰면서 기록이란 기록은 모조리 갈아 치웠다. 라울 곤잘레스가 갖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 최다 골, 역시 라울이 갖고 있던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 라 리가 최다 해트트릭,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왕, 챔피언스리그 최초 5연속 득점왕, 유럽 6대 리그 통산 최다 득점, 7시즌 연속 40골 등 세는 것도 힘들 정도다.

레알 마드리드도 호날두 덕을 톡톡히 봤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 오기 전,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팀 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갈락티코 1기’라 불리던 호나우두, 지단, 피구, 베컴 등을 보유하고도 03-04시즌 이후 6시즌 연속 16강에 머물렀다. 그러나 호날두가 도착한 첫 시즌을 제외하면, 7시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그 기간 동안 3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은 챔피언스리그 최초로 2년 연속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이번 시즌은 리그 우승까지 거두며 더블을 기록했다.

호날두는 명실상부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호날두가 이적 시장 초반, 폭탄 선언을 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겠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최근 튀어나온 탈세 의혹 때문.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노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 스페인 검찰은 호날두에 대한 탈세 혐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했다. 호날두는 결백을 주장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호날두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스페인 검찰과 언론은 꾸준히 호날두의 탈세 의혹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호날두는 이 때문에 환멸에 빠졌고, 팀에서도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보호 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이야기다.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의 탈세 의혹 기사에서 유니폼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등 항간에 떠도는 몇 가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호날두가 서운해 할만하다.

어쩌면 정말 떠날지도 모르는 것은, 공신력 있는 언론사인 영국 BBC나 스카이스포츠 등에서도 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지네딘 지단 감독과의 통화에서도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당장 전 소속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리턴도 점쳐지는 데다 파리 생제르망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 등 무수하다.

만약 호날두가 떠나버리면,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적잖은 타격이다. 절정의 모습에서는 내려온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이번 시즌 40골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왕에 올랐다. 팀 득점의 1/3가량을 기록하는 선수인 데다, 팀의 레전드가 불편한 모습으로 팀을 떠난다면 팀 전체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날두 자리에 뛸 수 있는 선수는 있지만, 호날두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현재로서 없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펼쳐진 컨페더레이션스 컵에 포르투갈 대표로 출전 중인 호날두.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와 지단 감독의 설득 끝에 남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 일단 컨페더레이션스 컵이 끝난 뒤 그 모든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신계’로 불리는 호날두의 발언 하나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