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지은 ‘오래된 미래’라는 서적이 잔잔한 화제였다. 미래는 도둑처럼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의 주제는 환경과 지속가능 미래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는 하이앤드(高가치) 분야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부단히 계속적으로 개선하고 혁신해오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있는 자리는 보통의 제품이 속하는 로앤드 (低가치)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혹시 내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제일 비싼 하이앤드 브랜드가 무엇인가? 혹시 잘 모르고 있거나 주시하고 있지 않다면 당장 세심히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그 하이앤드 브랜드가 곧 나의 경쟁상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오늘 아침에 탄 자동차에 있었던 오토도어 기능. 이전에는 고급 자동차에만 있는 기능이었다. 외제차에나 있던 핸들워머기능이 국산 소형차에 탑승되는 시대다. 우리 제품은 싸니까,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좋아하니까 하는 ‘달콤한 현재’에 젖어 있다가는 동시대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오래된 미래’의 습격에 오늘 나의 제품과 서비스가 ‘잊혀진 과거’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재클린 케네디는 본인은 물론 케네디 대통령의 선물도 티파니에서 즐겨 샀다. 존 F 케네디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도 그녀는 티파니의 진주목걸이를 착용했을 정도였다. 재클린 케네디는 특히 티파니의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팔찌를 애용해, 그 팔찌는 재키 팔찌라고 불렸을 정도다. 이 디자인은 바로 고대 파일로니 (paillonne) 에나멜링 기법을 사용해 만든 것이다. 당대 최고의 트랜드 세터에게 낙점을 받은 비결이 ‘과거’에 있었던 것이다.
이를 전문가들은 혁신이라는 말로 부른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 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혁신의 재료는 과거나 미래, 동양과 서양 그리고 그 어떤 제약도 가리지 않는 것이다. 고객은 정해놓고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대에 존재하는 하이앤드의 존재는 당하게 되면 나의 시장을 뺏기게 될 것이고, 재빨리 먼저 수용하면 우위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하이앤드 기술이나 서비스는 비용을 요하며 현재의 제작 기반과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기에 해내야 하는 것이고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제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와 같은 문화상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브레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한 ‘얼라이드’. 이 영화는 카사블랑카에서 그 모티브를 얻었다. 좀 더 유명한 영화도 있다.
영화 싱잉 인더 레인 (singing in the rain)과, 프랑스 영화 ‘쉘부르의 우산’를 오마주한 영화는 무얼까? 바로 2016년 아카데미 상을 석권한 라라랜드다. 라라랜드가 올드팬에서부터 젊은 매니어층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포괄하며 히트를 칠 수 있었던 배경에 바로 이런 배경이 있었다.

오래된 미래를 살피자. 그 속에 우리의 답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어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