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하면 ‘지글지글’ 한 소리로 다가 오지만, 청국장하면 냄새로 다가온다. 고약한 냄새, 이른바 푹 썩은 발냄새. 그래서 청국장과 전쟁의 이미지를 연결시키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청국장은 명색이 한반도 고대병사들에게 유일한 전투식량이었다.

일전에 일본이 만든 전투식량인 건빵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글을 읽지 않았거나 아직도 건빵이 우리나라가 만든 전투식량이라고 알고 있다면 지난 편을 읽기 바란다. 어쨌든, 일본이 건빵을 만들어 전투식량의 역사를 바꾸기 이전, 우리나라 즉 한반도의 고대병사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었을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주먹밥의 형태인데, 주먹밥은 전투식량으로서 사용하기엔 그 보관법이 용이하지 않다. 전투식량은 장기보관이 생명이다. 그래서 일찍이 나폴레옹도 통조림을 고안하지 않았던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를 원산지로 하고 있는 작물 중 하나가 바로 콩이다. 콩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 중 일부 콩이 한반도 북부지방을 원산지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콩은 사실 기후변화에 취약하고 습도와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쉽게 변질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옛조상들이 어떻게 하면 콩을 오래 두고 먹을건지 연구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 조상들은 콩을 한번 삶은 뒤 말리거나 보관하게 되면 보관기한이 현저하게 늘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삼국유사 기록에도 나온다. 삼국유사 기록에 보면 ‘시(豉)’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콩 두자가 쓰여진 걸로 봐서 청국장의 원형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리고 청국장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전국장(戰國醬)’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전쟁 중에 먹는 장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콩을 삶고 나면 보관기한이 늘어나므로 병사들이 주머니에 다가 삶은 콩을 넣고 다니며 먹었을 거라는 추측, 그러다가 그것들이 자연발효가 되면서 전국장, 청국장의 형태가 되었을 거라는 추측이 있다.

콩은 아주 아주 대표적인 완전식품이기 때문에 병사들의 전투식량으로도 손색이 없었을 뿐더러 보관문제까지 해결이 되었으니 더 없이 좋은 식량이었다. 그 후 변형된 것이 된장의 형태다. 소금물을 첨가하는 것이다. 즉 콩발효식품의 원형은 청국장이 그 원형이고, 그 후 소금에 절이기 시작해 된장의 형태로 바뀐 것이다.

어쨌든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콩은 고대병사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식량이었음에는 분명하다. 더욱이 한반도 백성들의 대부분이 이 콩을 쌀과 함께 주식으로 사용했으니 우리 민족의 진정한 소울푸드라 할 수 있겠다.

청국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덧붙인다면, 청국장의 핵심은 ‘바실러스(Bacillus)’라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에 있다. 이 미생물 덕분에 끈적끈적한 청국장이 완성된다. 일반 콩보다 소화가 쉽고 풍부한 영양소를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선조의 지혜를 엿볼 필요가 있는데 우리 선조들은 이것을 그냥 생으로 먹었을 것이다. 전쟁중에 불을 지핀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는 위험한 일이었으므로 청국장을 이용해 요리를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또 그러기 위한 용도로 만들지 않았나. 그렇기에 사실 청국장을 찌개 형태로 먹기보다 생으로 먹는 것을 권장한다. 열에 의헤 좋은 미생물들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시중에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청국장 형태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다이어트 용으로도 좋고, 간식거리로도 좋게 만들어졌다. 아, 다이어트도 전쟁이고 현대인의 하루 자체가 전쟁이니 현대에 걸맞는 전투식량이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