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과 들기름은 비슷한 듯 다르다. 두 기름은 주로 무침이나 비빔에 사용된다. 깨를 볶아 짜냈다는 점도 같다. 다른 점은 일단 참기름이 들기름보다 조금 더 긴 음식이란 거다. 두둥탁.그러니까, 참길음과 참기름, 덜 길음과 들기름의 언어유희를 사용한 부분이 웃음 포인트다. 아하하. 여러분은 지금 도입부터 유우모 하나 던짐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 글에 쏙 빠져들게 만드는 전략적 글쓰기 기법을 보신 거다. 짜잔.

참기름은 향이 깊고 고소함이 진하다. 때문에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데 주로 사용되곤 한다. 몇 방울이면 요리 전체를 휘감고도 식기를 넘어 주변 공기까지 아우른다. 비빔밥과 영혼의 듀오를 이루며, 달걀과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

들기름은 수수하다. 참기름에 비하면 향도 옅고 맛도 순하다. 참기름 향이 화려한 플라멩코라면 들기름은 가벼운 왈츠랄까? 참기름 향은 침샘을 자극하여 식욕을 폭발시키지만 들기름 향은 은은하게 가라앉는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건 참기름 쪽이다. 하지만 이건 보관과 유통기한의 문제이기도 하다. 참기름은 상온에서 2년 정도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들기름은 최대 6개월 이상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게다가 쉽게 산화해서 빛을 차단하는 병에 담아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한 번 사두면 잊어버리고 한참 먹는 참기름과 달리 웬만하면 1~2개월 내 소비될 수 있게 작은 병으로 자주 사다 놓아야 한다. 이러다 보니 들기름은 그냥 누가 주면 먹고 아니면 말고 하는 취급이 많아졌다.

두 기름 다 건강에 좋다. 한데, 따지고 들자면 들기름이 더 좋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을 60% 이상 함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반적으로 부족한 영양소다.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인체 세포를 보호하고 뼈를 강화시켜 피로 해소를 빠르게 한다. 어린아이에겐 보약과 같다. 정상적인 조직 발달에 상당히 기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신적으로도 좋다.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어 우울증이나 정신분열 증세를 어느 정도 방지한다.

따라서, 참기름처럼 음식에 몇 방울씩 첨가해 먹는 것도 좋겠지만, 될 수 있으면 그대로 마실 것을 권장한다. 아침저녁으로 챙겨 먹으면 제일 좋지만, 하루 한 번 밥숟가락 하나 분량만 해도 충분하다. 기름을 그냥 마시면 느끼할 것 같아도 들기름은 별 거부감 없이 꿀꺽 잘 넘어간다. 향이 강하지 않다는 게 이럴 땐 장점이 된다. 입에 남는 미끈거림도 거의 없다. 먹어보면 안다. 그리고 맛을 넘어 몸이 안다. 건강해지고 있다는 걸.

그런 상상을 해 본 적 있다. 차라리 한 번 분량씩 낱개 포장으로 들기름을 팔면 보관에 신경 덜 쓰고 편하게 먹을 텐데. ‘생들기름 딱 한 숟갈’ 패키지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정말 이런 식으로 한 봉씩 뜯어먹게 판매할 줄이야! 이렇게 만들면 산화도 방지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병으로 살 필요도 없다. 가지고 다니며 탁 뜯어먹으면 끝. 장담하는 데 이건 가장 싼 값에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