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가 없는 신사들의 스포츠

연합뉴스 골프 칼럼이 하나 올라왔다. 아예 통째로 그 칼럼 자체를 소개하고 싶을 정도다. 한국 골프투어 갤러리들의 관전 태도에 관한 문제를 지적한 칼럼이었다.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행태는 대략 다음과 같다.

1.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와 경쟁하는 선수가 실수하면 박수치고 환호하기.

2. 선수가 실수하면 “장애인이냐.”, “프로가 그것도 못 넣냐.”고 비아냥대기.

3. 아버지의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김해림 선수의 플레이 도중 큰 소리로 아버지 언급하기.

4. 선수 몸매 외모 옷차림 비하 및 인격모독 성희롱성 발언을 아주 큰소리로 내뱉기.

짧게 요약해서 이정도다. 칼럼에서 소개하는 바 미국에서도 이런 관객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럴 경우 안전요원에 의해 단호하게 퇴장조치 당하고 다시 골프장에 입장을 못시키는 등의 페널티를 아주 엄격하게 부여한다. 한국에서는 1년에 1명이 퇴장을 당할까 말까라고 한다.

난 골알못이다. 때문에 이 칼럼을 쓰게 됐을 때 골프를 처음으로 배우고 알아가는 단계였는데 ‘골프는 신사들의 스포츠이다.’ 라고 첫 단계에서 배웠다. 신사라, 신사란 무엇일까. 영화 <킹스맨> 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출생 신분이나 계급, 입는 옷차림이나 구두, 값비싼 시계가 젠틀맨을 만드는 게 아니다. 신사를 만드는 건 다름아닌 ‘매너’다, 라고.

신사들의 스포츠라고 하지만 필드 위의 관람객들 중에 신사들은 많지 않은 듯 하다. 물론 이 사람들이 일부라고는 하지만 이 일부를 처벌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법치주의는 공평무사를 원칙으로 하고, 이 공평무사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원칙을 세워준다. 만일 이게 잘 지켜진다면 ‘착한사람은 상을 받고 나쁜사람은 벌을 받는다.’ 가 마음 속에 세워지겠지만, 공평무사가 지켜지지 않으면 멀쩡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도 ‘나쁜놈이 뭔 짓을 하건 벌은 안 받는다.’ 가 세워진다.

매너란 어느정도는 강제되는 규칙이라고 볼 수 있다. 골프장에 매너가 실종되었다는 건 골프장에 규칙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골프장에 규칙이 없다는 건 그게 골프장이 아니라 시장바닥 난장판과도 같다는 이야기다. 과연 한국 골프는 자신있게 ‘골프는 신사들의 스포츠입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매너를 갖추고 있는가? 골프의 요소가 골퍼, 갤러리까지 포함한다면, 한국 골프의 이 ‘신사력’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신사력’을 키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