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왜 쳐야만 할까?

 

‘골프를 쳐야만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혹자는 빠르게 눈치 챘을 것이다.

‘쳐야’할까가 아닌, ‘쳐야만’할까의 토씨의 차이를. 우리네에게 있어 골프는 ‘쳐야만’하는 것에 가깝다. 어렸을 적,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단 한 시라도 아쉬웠던 때에, 어느 부잣집 내 친구는 울먹이며 억지로 골프장에 끌려가곤 했다. 그 친구의 아버지는 아들이 골프를 ‘쳐야만’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억지로라도 끌려가서 골프를 치게 된 그 친구 집안의 경제력과 아버님의 선견지명(?)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외에도 어른이라면 골프는 쳐야한다는 당위성이 사회에 발을 들이면 스멀스멀 다가온다. 골프는 그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들간의 사교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 사업 하는 사람이라면, 회사원이라 할지라도 상사와 보조를 맞춰주어야 한다는 것 등. 어렸을적 골프를 억지로 배운 내 친구의 아버지도 이런 이유를 들며 회유 했을 것이 뻔하다.

“언젠간 필요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아빠에게 고마워하게 될 것이다.”

 

어찌 되었건 골프를 ‘쳐야’하는 건지, ‘쳐야만’하는 건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왜?’라는 말과 함께. 위에 열거한 것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에 열거된 몇 가지 이유는 매우 수동적인 것들이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그리 열렬하지가 않다. 물론, 해야해서 시작했다가 스스로 빠져들어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의 경우도 의무감, 즉 ‘쳐야만’했던 이유로 시작을 했다. 그러기에 시작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읽어야 하는 학생이 책상에 앉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결심하고 얼마, 장비 사고 얼마, 연습하고 얼마…의 시간을 지나 필드에 올라선 것이다. 다만, 연습하는 와중에는 재미가 들려 오기가 생기고, 밖으로 나가 실제로 내 공이 어디로 나가는 지를 보고싶은 열망이 생긴 변화를 맞이 했다.

 

나는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쳤으면 한다. 왜냐하면 처음 필드에 나가 그 잔디의 싱그러움을 느꼈던 때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즉 팔자 좋은 사람들이 저희들끼리 즐긴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대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아직 골프를 치기에 상황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시간과 경제력, 그리고 마음의 여유에 기반하여. 배 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다. 나 또한 골프를 배우기 전까진 그랬으니.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골프는 원래부터 서민의 운동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재미가 남달라 ‘금지령’을 내릴만큼 이었다는 것. 그리고 한 번 쳐보면, 왜 사람들이 골프, 골프 하는지 알게 된다는 것. 요즘은 처음 배웠을 그 때만큼 많이 즐기지는 않지만, 그 느낌은 여전하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되고 경제력이 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 색안경 없이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취향에 따라 더하고 말고를 결정했으면 한다. 경험해보고 판단해본다면, 골프 그 자체는 참으로 인상적인 존재라는 걸.

 

그것이, 우리가 골프를 쳐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