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인삼은 식품보다는 약재라는 카테고리에서 더 많이 쓰인다. 그도 그럴것이 본초강목과 동의보감 등의 동양 고전 의학서적들에 무수히 많이 소개된 최상급의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 하였거늘, 자고로 음식과 약은 근본이 같다. 그래서 허브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는 허브 약방이 따로 있을 정도다. 하지만 엄연히 허브는 이태리 요리에서는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식재료이기도 하다.

생강이 한반도에 처음 전래되었을때는 원래 아주 귀한 약재로 취급받았다. 그래서 왕족이나 귀족들에게만 먹을 기회가 주어졌는데 지금은 한식에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향신료가 되었다.

사실 인삼도 생강만큼이나 그 안에 미식적 매력이 담겨있는 아주 독특한 식재료다. 많은 사람들이 인삼하면 떠올리는 맛을 물었을 때, ‘쓴맛’을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삼을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거나 아마 ‘쓴맛’에 대한 감각이 최고조로 발달해 있을 유아기때 인삼을 먹은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삼이 가진 최고의 맛은 ‘단맛’ 이다. 인삼만의 아주 독특한 특유의 단맛이 있다. 토지의 습기를 머금어 땅 깊숙한 곳의 맛을 담은 흙의 단맛이다. 인삼의 단맛을 진정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오래 씹으면 알 수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휘발성 강한 쓴맛은 날아가고 단맛은 인삼 특유의 향과 함께 오래 남는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인삼이 가진 단맛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식재료가 하나 있다. 바로 유제품 군인데, 집에서는 보통 우유나 생크림 정도를 사용하면 된다. 우유와 인삼을 함께 믹서기에 갈아 마셔도 되고, 인삼을 생크림에 폴폴 끓여 쓴맛을 날리고 인삼향과 단맛만 추출해 낼 수 있다. 인삼과 우유는 음식궁합도 좋은 편이라 여름철에 간편한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삼은 땅의 기운을 그대로 흡수한 작물이다. 다른 작물들과 다른 향과 감칠맛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맛과 향이 낯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억을 주지 못한다. 또한 단순히 생강처럼 불쾌한 향을 덮기 위해서 쓰는 향신료와는 다르다. 대부분의 향신료는 무엇인가를 의도적으로 억눌러 버리기 위해 사용되지만, 인삼은 그렇지 않다. 인삼은 인삼이 가지고 있는 대지(大地)의 풍미를 끌어내어 다른 음식과 조화롭게 하기 위해 우려내는 식재료다. 그래서 다루기도 까다롭고, 인삼이 가진 향과 맛을 요리에 어울리게 하는 것은 더 어렵다.

하지만 인삼도 재배기술이 발달하고 조금 더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진다면,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인삼이 등장할 것이라 믿는다. 또한 지금의 생강처럼, 인삼도 한식에 꼭 빠지지 않는 밥상 위의 식재료로 만날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