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대한 환상이 있다.

앞서 언급한 ‘운동’이 본격적인 자신에 대한 건강과 직결된 것이라고 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것들은 다양하다. 달리기, 걷기, 테니스, 근력 운동, 요가, 자전거 등등.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남는 시간이 아닌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 한다. 물론, 머리와 이성으로는 아주 쉬운 문제다. 힘든 일과를 마치고 찾는 곳은 머릿속으로는 운동을 해야하는 장소지만, 몸은 이미 소파에 푹 파묻혀 어느새 잠이 들고 만다.그러니, 시간을 내야 하는 때는 새벽이요, 그 새벽에 운동을 하는 것은 우리네에게 있어 ‘환상’과 다름 없다. 저 사막에서 멀리 보이는 신기루와 같이.

 

그런데, 새벽에 시간을 내는 일은 저녁에 녹초가 되어 운동하는 장소로 어쩌다 이동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어렵다. 저녁의 30분과 아침의 30분은 억겁의 시간차이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30분만 일찍 일어나도 간단한 달리기가 가능하고, 하다못해 훌라후프라도 돌릴 수 있겠지만 그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을 진작 했더라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보다 더 좋은 곳에 있을 지도 모르고, 살아오며 했던 수 많은 후회의 절반 이상을 줄였을 수도 있다.

 

이러한 면을 볼 때, 골프는 그나마 새벽 운동을 하기에 가능성이 많은 종류다.

물론, 매일 새벽은 할 수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아니 한 달에 단 몇 번이라도 하게 된다면 말이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한국에서 골프장은 좀 멀리 있다. 대도시에 있는 사람이라면, 18홀을 온전히 돌기 위해서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3시간을 차로 이동해야 한다. 게다가 아침 일찍의 티오프가 좀 더 저렴하니 가능한 더 빠른 시간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혼자 하는 운동이면 아마 이불을 다시 뒤집어 쓰고 잠들 것이 뻔하다. 그러나 골프는 매너와 예절의 운동이다. 내가 늦어 발생하는 불상사는 오롯이 혼자 책임져야 한다. 이불을 다시 덮다가도 벌떡 일어나야 한다.

 

셋째, 하루를 일찍 시작해도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지니 가족에게 미안해서라도 가능한 더 일찍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무엇보다 새벽에 마시는 잔디 내음과 그 경치에 대한 감동은 이루말할 수 없다. 이래서 골프를 치는거지…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골프에 색안경을 끼던 사람도 그 순간만큼은 동요되고 만다.

 

모든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며, 먼 곳을 내달려 새벽에 득달같이 당도한 곳. 난리법석과 요란했던 새벽 분주함을 한 방에 쫙 펼쳐진 자연으로 위로해주는 곳. 골프는 그렇게 새벽 공기를 마시는 운동임을 느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지도 모르겠다. 언제 어디서 즐겨도 좋은 운동임은 기본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