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같은 주제로 이 칼럼을 쓰기 싫다

제목 그대로다. 나는 같은 주제로 이 칼럼을 쓰기 싫다. 암만 제목이 골알못의 골프단상이지만 골프계의 흥미로운 이슈가 맨날 똑같은 것만 있을 리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요 근래에 생성되는 골프계의 이슈들은 죄다 비슷한 사건들이다.

지난 주 공식적으로 가장 핫했던 골프계의 이슈는 골프대회에서 활약한 골프선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프로골퍼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가 오랜 시간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면서 담당 공무원에게 협박성 문자와 욕설을 남긴 것이었다. 네이버 골프 페이지에서 ‘댓글이 많이 달린 뉴스’ 1위부터 10위까지가 죄다 유소연 선수 아버지에 관련된 기사였다. 유소연 선수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선수다. 파급력도 그에 정비례해 컸다.

정작 사건은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가 일으켰는데 욕은 유소연 선수까지 세트로 바가지로 먹고 사과도 유소연 선수가 했다. 유소연 선수까지 싸잡아서 비난을 당하는 풍경은 하나의 광기와도 같아 보였다. 물론 그 광기가 촉발된 진원지는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였다.

정확한 진상은 모르지만 드러난 사실들만 나열했을 때 유소연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 경제적으로 안 좋은 시기를 겪었다고 이야기했다.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는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다며 그간 세금을 체납해 왔으나 수십억원대 아파트 2채를 자녀 (유소연 선수 포함) 명의로 보유하고 아내와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세금을 납부하며 유소연 선수의 아버지는 담당 조사관에게 욕설과 함께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아까 말했다시피 댓글이 많이 달린 뉴스의 1위부터 10위까지가 온통 이 뉴스로 도배가 됐었다. 자녀 명의로 운영되었던 사업체에 관련되어서 과연 유소연 선수가 몰랐던 게 가능하냐부터 시작해, 온갖 분노와 비난들이 폭발했다. 물론 그중에는 싸잡아서 유소연 선수를 비난하는 부적절한 분노도 있었다.

분노도 이해하고 비난도 이해한다. 도를 넘어 잘못 방향을 잡은 분노와 비난은 자중할 필요가 있으나 파급력을 봤을 때 완전히 이해못할 상황은 아니다. 골프가 아직은 ‘졸부 스포츠’, 혹은 ‘있는집 애들 놀음’ 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분노는 더 크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비슷한 이슈와 사건들이 연속해서 계속 터지고 있는데 한국 골프 협회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는 거다. 어떤 성명을 낸 적도 어떤 규율 단속에 들어간 적도 어떤 내부적 자정을 약속한 적도 공식적으로 본 적이 없다. 단순히 미국과 일본은 반바지 입는데 한국은 아직 안 입는다 수준의 문제나, 여성 골퍼 성희롱한 갤러리들에 어떠한 제재도 없다의 문제이거나, 이름만 한국오픈인 대회에서 대회 담당관이 새벽까지 술판벌였다 등의 하나하나 국지적 문제를 떠나 협회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행정력이 도대체 제대로 굴러가고는 있는지 의문인 수준이다.

이 정도면 한국 골프 협회는 거의 식물 단체 수준아닌가. 골프의 이미지에 관련해서도 솔직히 마찬가지다. 골프의 이미지를 지금처럼 ‘졸부 스포츠’ 나, ‘있는 집 애들 놀음’ 으로 놔둘건지, 전국민 생활 스포츠로 보급할 의사가 실제로 있기나 한건지. 아니면 역으로 아예 골프가 실제로 젠틀맨들의 스포츠,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의 스포츠임을 인정하고 반대로 그만큼의 모범을 보이고 골프를 통한 사회 봉사나 지역 사회 기여에 나아갈 것인지.

한국 골프 협회는 ‘골알못이고 평범한 대중인’ 내가 보기에 어떠한 비전도 방향성도, 심지어는 멀쩡히 있는 대회를 운영하거나 선수들을 관리하는 행정력조차 마이너스 수준이다. 그리고 솔직한 얘기로 현재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애초에 박세리 선수가 한국 골프 협회 덕분에 LPGA 여왕이 되었는가?

시대가 바뀌고 있다. 적폐청산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골프 협회는 지금이라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성과 비전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맞춰 골프선수들도 자신들의 정당한 목소리와 권리를 위해 뭉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는 정말로 계속 반복되는 이슈에 대해서 칼럼을 쓰기 싫다. 그리고 예상하건데 당분간은 비슷한 뉴스를 계속 칼럼으로 쓰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