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한가로운 오후, 우리 부부는 점심 식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점심식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서로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져 놓는다. 다름아닌, “우리 저녁에 뭐먹지?” 이다. 정말 웃기지만 진지한 상의를 이어 나간다. 예를 들면, ‘오늘은 비가오니까 삼겹살?”오늘은 비도 안오니까 삼겹살?’ 이런 식이다. 매번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무엇을 먹을지 합리화 작업을 한다. 그런데 이제 그런 고민마저도 약간의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무엇을 먹을지 정하는 것이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우리가족은 나름 규칙이 생겼다. 그 잣대는 바로 어제 먹은 식사와는 조금 다른 종류를 먹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제는 고기를 먹었다면 오늘은 해물을, 어제는 튀김을 먹었다면 오늘은 찜을 먹는 이런 방법으로 말이다. 먹는 것을 너무 좋아 하다 보니 몸매 관리를 하거나 식단 조절하는 사람이 이런 얘길 들으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지만, 매번 먹는 것을 정하는 일이 고민스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필자처럼 무엇을 먹을지 너무 고민 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 고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준비했다. 첫 번째, 앞서 이야기한 전날 먹었던 메뉴는 보기에서 소거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토익’시험을 준비해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주어진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것 보다. 오답을 소거하는 일이 정답을 찾는데 더 빠르다는 것을 말이다. 전날 먹었던 메뉴와 비슷한 종류의 메뉴들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말고 찾아야 한다. 두 번째는 한가지 재료만 생각하지 말고 그 동안 접목하지 못했던 조합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겹살을 푸짐한 숙주나물과 함께 구워서 먹는 다거나, 닭백숙에 새우를 잔뜩 넣어 같이 삶아 보는 것도 좋다. 어릴 적 봤던 TV 에서는 ‘친구가 없으면 친구를 만들죠’ 라는 느낌의 노래가사가 흘러나온 기억이 있다. 그렇다. 먹을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먹을 것을 만들면 된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메뉴를 말이다. 한가지가 더 있다. 마지막으로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하고 맛 집 거리를 몇 십분 동안 서성이는 이들을 위한 말이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들어가서 먹으라고 하고 싶다. 손님이 없어도, 간판이 마음에 안 들어도, 먹어보지도 않고 그 식당을 판단할 순 없다. 일단 먹고 마음에 안 들었다면 다음에 안 오면 그만이지 않은가. 그리고 요즘에는 SNS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의 광고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검증되지 않은 자료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어차피 식당은 나름 음식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용기 내서 운영하는 것이다. 지금 망설이는 그 집이나 그 옆집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또한 뜻밖의 ‘나만의 인생 맛 집’을 찾을 기회일 수도 있다.

자, 내용을 정리하면 오답을 잘 제거하고, 정형화된 메뉴보다는 상상하지 못했던 조합을 시도해보고, 망설이지 말고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오늘 무엇을 먹을지 고민을 하는데 있어서 꽤나 도움이 될 것이다.  무슨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을 소개하듯이 밥을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 본인 자신이 쑥스럽지만, 모두가 맛있는 식사를 재밌게 즐겼으면 한다. 나 역시 오늘도 고민은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