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맛은 과연 무엇일까. 그 어느 재료로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이 한가지 있다. 바로 ‘고추장’ 이다. 한국사람이라면 늘 즐겨먹는 음식이 조금이라도 붉은 빛을 띈다면 그것은 대부분 고추장이 들어갔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입 맛 없을 때 고추장 한 수저만 있으면 그날의 식사를 얼만큼 훌륭하게 만드는지 말이다. 그리고 해외여행도 마찬가지이다. 타지의 음식이 입맛에 잘 맞지 않을 때, 치약 같은 튜브에 담긴 고추장 하나면 그 동안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고추장’을 활용한 음식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소개하면 우선, 외국인에게 추천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비빔밥’이 있다. 갖은 야채를 얇게 썰어 쌀밥 위에 얹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비벼먹는 비빔밥은 달콤하면서 매콤한 한국의 맛을 잘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그 깊은 정성이 담긴 맛은 누구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사람의 영원한 간식. 바로 ‘떡볶이’이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넓은 철판에 자글자글 끓여낸 떡볶이는 퇴근하는 아저씨, 장보러 온 아주머니, 발랄한 여고생들, 매워서 물과 함께 먹는 어린 학생들까지도 모두가 사랑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쫄깃한 떡도 맛있지만, 무서울 정도로 새빨간 떡볶이 양념은 누구나 사랑할 법한 마법의 양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떡볶이 양념의 주재료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고추장’이다.  그 외에도 웬만한 조림 요리, 볶음 요리 등에는 ‘고추장’이 남몰래 들어가 있을 정도이니 우리 한국 사람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이다.

자, 그럼 고추장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사실, 필자와 같은 젊은 사람들은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을 잘 모른다. 대부분 어머니 세대, 또는 할머니 세대의 분들에게 조금씩 얻어 먹거나 이도 저도 귀찮다면 마트에서 한 통 사오면 그만이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호기심으로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니 놀랍도록 많은 재료, 그리고 노력, 시간이 필요한 결과물이었다. 우선 들어가는 재료로는 찹쌀, 떡메주, 고춧가루, 메실(설탕, 조청), 액젓, 천일염, 물 등이 있다. 이 재료를 한데 섞어서 그냥 끝나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기 재료마다 섞는 방법이 따로 있고 그 정도에 따라 맛이 전부 다르고, 다 만들고 나서도 몇 개월을 거쳐 숙성을 시켜야 한다고 하니 요즘 같은 시대에는 감히 엄두내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옛 어르신들이 정성과 노력을 다해 만든 ‘고추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사람들은 ‘고추장’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밀어붙이는 저력이 있으며 열정이 있고, 마음을 담아 서로를 위하는 민족이라서 듣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서 ‘고추장’은 우리에게 자부심으로 느껴지는 민족 고유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가 각박해지고 외국의 많은 재료와 조리법이 유입되어 다채로운 식생활을 즐기고는 있지만, 우리만의 것을 잘 지키고 사랑해야만 우리의 존재가 빛이 나고 다가올 것 뿐만 아니라 지나온 것에도 함부로 하지 않는 멋들어진 문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