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수많은 레스토랑이 있겠지만 처음 오픈할 때 원하는 것은 하나같이 똑같다.
길목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감각적인 셰프와 서비스 마인드가 투철한 직원을 뽑아 정말 맛있게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모든 것에서 반대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망할 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사실 망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위의 조건들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반대로 하고 대성공을 거둔 레스토랑이 있다. 가장 개발이 뒤떨어져 사람들의 왕래조차 드문 곳에 자리를 잡고, 문제아들만 뽑아 셰프를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싸움꾼 처럼 싸우는 특이한 사람. 바로 네이키드 세프 제이미 올리버다.

그의 별명 네이키드 쉐프는 동명의 TV프로그램이름이다. 요리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네이키드를 썼다. 그가 세상을 사는 방식은 바로 이 네이키드 정신이다. 그는 부조리한 세상의 관행에 침묵하지 않고 싸우는 돈키호테다. 사람들은 이제 그를 비웃지 않는다. 영국여왕은 그에게 대영제국 훈장 (MBE)를 수여함으로서 그의 용기를 치하했다. 제이미의 레스토랑은 사전 예약이 필수인 영국에서도 탑에 손꼽히는 곳이다.
네이키드 돈키호테 쉐프, 제이미 올리버는 어떻게 하이엔드의 반열에 오른 것일까

 

1. 우리쉐프는 문제아?

런던에 위치한 제이미 올리버의 레스토랑 이름은 피프틴(fifteen)이다.
피프틴의 쉐프 모집 공고는 좀 특이하다.
‘노숙인 청소년, 전과자이거나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이었던 청소년, 누구나 오세요’
레스토랑 ‘피프틴’의 쉐프는 바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문제 청소년들이다. 이제 레스토랑 이름의 어원이 밝혀진다. 피프틴은 바로 방황하는 청소년 15명을 모아서 연 레스토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매년 15명씩 훈련받은 아이들을 호텔이나 식당에서 셰프로 일할 기회를 얻으며 새로운 인생을 출발한다. 손님들은 제이미의 피프틴에서 희망이 드레싱된 최고의 디너를 먹는다. 지금까지 약 220명의 청소년들이 피프틴을 출구로 삼아 새로운 삶의 길로 나아갔다. 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그들이 낸 식사비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도 아울러 가진다. 이것은 피프틴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며 모두가 피프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지원하게 하는 명분을 준 사건이다. 제이미는 대영훈장을 받았을 때 이런 사회적인 기여가 큰 역할을 했음음 물론이다.

2.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를 골라라

바보라고 불리는 5살 어린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1달러와 10달러를 주고 고르라고 하면 항상 1달러를 골랐다.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재미있다며 아이에게 가서 1달러 10달러 게임을 하며 깔깔거렸다. 보다못한 동네어른이 아이에게 가서 말했다. ‘얘야 1달러 10개가 10달러란다. 10달러가 훨씬 큰거지’
아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마 제가 10달러를 고르면 사람들은 더 이상 제게 와서 1달러를 주지 않을거에요”
어리석음에 대해 근본적인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일화다.
만약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제이미 올리버는 바보라고 부르는게 맞다.
우선 제이미는 그의 레스토랑 위치를 어처구니 없는 곳에 골랐다. 영국 런던 중에서 가장 낙후된 북동부지역, 거기에서도 골목길 안에 있어 사람들이 묻지 않으면 위치를 찾기조차 힘든 곳이다. 레스토랑은커녕 주변에 가게 하나 없는 곳이다. 이 선택이 정말 바보같은 선택이었을까? 사람들은 이런 위치에 있는 레스토랑 피프틴을 찾아가면서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은 오히려 신비함과 기대감을 느꼈다. 언뜻 보면 바보같다 여겨질지 모르지만 이는 레스토랑 고객의 구성을 살펴보면 사실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외식전문가 백종원은 맛집의 성공조건이 바로 3차고객에 달려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음식점의 하이앤드는 3차고객까지 끌어당길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외식업이란 동네손님을 상대로 해서 시작한 다음, 인근 고객이라는 미들앤드, 그리고 외국고객이라는 하이앤드까지 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험난한 게임이다.
일반적인 법칙에 의하면 망하는 것이 당연한 제이미의 레스토랑 피프틴은 오히려 번성하고 있다. 영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3차고객으로 피프틴을 찾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미는 사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을 통해 지리적인 취약점까지 쉽게 극복해버린 것이다. 런던 북동부 15번가는 피프틴이 생기고 난 이후에 완전히 변모했다. 지금은 왕래도 늘어나고 호텔까지 생겼으니 피프틴 레스토랑 하나로 낙후된 지역까지 살린 것이다.

3. 부조리한 것들과 싸워라

자유란 바로 옳은 것을 말하고 행동하는 행동하는 용기이다. 자유로운 창의력을 추구했던 제이미는 잘못된 것을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그것을 바꾸는 일을 시작했다.
학교급식개혁과, The big fish fight 프로젝트다. 가공식품사용으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학교급식의 현실과 싸우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그는 햄버거 등을 만들 때 쓰는 패티가 실은 살코기를 제외한 남은 찌꺼기에 물과 암모니아수를 섞어 만든 쓰레기 같은 ‘핑크 슬라임(분홍색곤죽)’임을 폭로하면서 학교급식개혁을 촉구했다. 영국을 넘어 미국학교급식까지 논란이 되자, 미국 소고기 가공업체 비프프러덕트(BPI)는 무려 1조 4,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제기했을 정도로 저항이 결렬하다. 하지만 제이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또 그는 영국에서 선호하는 대구와 같은 Big fish를 제외하고, 가시가 많은 가자미와 꽁치, 고등어 등 작은 물고기들이 그냥 버려져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바다가 오염되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하는 The big fish fight 운동을 제기하고 있다.

제이미 올리버는 그의 나이 11살 때 결성한 영국 록밴드 스칼렛 디비전의 멤버로 드럼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 문제, 지역낙후문제, 학교급식과 Big fish 맹목적 선호와 같은 부조리한 것들을 이제 바꾸어야 한다며 세상을 두드리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이 모든 것은 사실 하이엔드를 통해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들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