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Aronia)의 또다른 이름은 초크베리(Choke-Berry)다. 언젠가 아로니아의 생열매를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맛이 너무나 기절초풍할 정도로 쓰고 떫었다. 물론 덜 익은 생열매이긴 하였으나 그것은 생감 저리가라 할 정도의 강력한 떫은 맛이었다. 후에 어느 정도 익은 아로니아를 먹었을 때도 떫은 맛의 상대적인 느낌만 덜 할뿐 매 한가지였다. 그래서 아로니아가 초크베리라는 또다른 이름이 있다는 걸 들었을 때, 초크라는 단어가 분필을 뜻하는 ‘Chalk’ 인 줄 알았다. 분필을 씹어본 경험은 없었으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분필을 씹었을 때의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초크베리의 초크가 ‘분필’의 ‘chalk’가 아닌 ‘질식시키다’ 는 뜻의 ‘choke’ 가 쓰인다는 걸 몇년 후에야 알았다. 실제로 새와 들짐승들이 가끔 이 초크베리, 아로니아를 먹고서 기절할 정도라고 하니 잘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이런 아로니아의 재미있는 점은 쓴맛과 떫은 맛에 비해 사실 엄청난 당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과일의 당도가 10~15브릭스(Brix) 범위 안에 있는데, 아로니아는 15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가진다. 당도 자체는 높은 편이나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카테킨, 클로로겐산과 같은 쓴맛을 내는 성분과 떫은 맛의 주범인 ‘탄닌’ 성분이 당도를 덮어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감처럼 숙성시키면 떫은 맛은 사라지지만 아로니아의 오리지널 쌩맛은 쓰고 떫다.

그런데 이 쓴맛과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의 대부분이 항산화 물질이기도 해서 건강에 무지하게 좋다는 평이다. ‘쓴 약이 몸에 좋다’ 했던가, 아로니아는 거의 그 표본에 가까운 생물이다. 또한 쓰고 떫은 맛에 감추어진 단맛을 찾아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아로니아에 숨겨진 단맛을 보물찾기 하듯 먹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건강’이라는 진짜 보물을 얻어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