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의 근육, 내장 또는 생식소 등에 비교적 다량의 식염을 가하여 알맞게 숙성시킨 발효 식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쉽사리 볼 수 있는 음식이자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어서 밥도둑이라 일컬어지는 명물이 바로 젓갈이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에 의해 완성되는 이것은, 맛 뿐만아니라 오랜 시간 두고 먹을 수 있도록 고민을 한 조상의 지혜가 묻어 있다. 많이 잡은 물고기를 어떻게 보관할까 고민하다 소금에 절인 것이 그 유래가 되어 젓갈로 계승이 된 것이다.

 

어렸을 적엔 젓갈을 왜 먹는지 몰랐다. 그저 짜고 매운 그 음식을 뭐가 좋다고 먹을까.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 그 맛을 알게 된다. 더불어 세상사 힘들어 지친 이 몸에, 따뜻한 밥 한숟갈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보송한 밥 한공기가 그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말이다. 그 위에 놓여진 젓갈을 보면 누구라도 힘을 내지 않을 수 없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젓갈이 놓인 밥 한숟가락이지만, 몸안에 들어가면 보약보다 더한 에너지가 용솟음 치는 것이다. 물론, 정신은 바짝 차려야 한다. 그 맛에 홀려 먹다보면 어느새 밥도둑과 공범이 된다. 민형사상의 불이익은 없지만, 팽팽해지는 뱃살을 각오해야 한다.

 

가리비젓, 갈치속젓, 멍게젓, 밴댕이젓, 아가미젓, 어리굴젓, 오징어 밥식해, 조개젓, 창란젓, 청어알젓, 추자멸치젓, 토하젓, 황석어젓 등. 만나볼 수 있는 가지각색의 젓들은 모두 제 몸과 내장을 오랜시간 숙성시켜 내어준 고결함의 과정이자 결과다. 우린, 그 결과를 더욱 더 숭고히 하기 위해 감사히 맛있게 먹으면 된다.

 

“이런 젓 같은”이란 어감이 썩 좋지 않은 건 사실 이지만, 만약 가운데 글자가 다른 의미의 것이 아닌 ‘젓’으로 쓰일 때는 그 뜻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모든 걸 내어준 존재, 그리고 조상의 지혜가 담긴 기술. 밥 위에 놓인 그것의 위로를 아우르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말이다.

 

젓갈은 그렇게 다소곳하지만, 밥상위의 향연을 이끄는 존재임은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