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일, 동반자 없는 골프

삼성을 세운 호암 선생은 자신의 삶이 얼마남지 않은 것을 알고 생을 마치기전 마지막 기력으로 끌어모아 자신이 만든 골프장을 여러바퀴 돌았다고 전해진다. 그에게는 골프가 단순한 스포츠 이상이었다.

호암이 어느날 말했다고 한다. “가장 슬픈 것은 골프를 못치는 것이 아니다. 동반할 친구가 없어지는 것이다”

어떤 날은 공이 잘 맞는다하고 어떤 날은 안맞는다 하고, 어떤 필드에서는 좋았다가 다른 날은 전혀 반대의 경우가 나오는 것이 골프다. 그런데 공과 자세와 그날의 경기에 일희일비 하다가 빠뜨리는 것이 있다. 동반자 없이 하는 골프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라는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고 장타자라도 말이다.

우리가 흔히 이런 동반자의 실수를 범한다. 이 사람과 싸우고 저 회사와 다투고 치고 박고 속상해 하는 사이 플레이어가 없어지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더 즐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골프장에 동반 라운딩할 동료가 없으면 어떤 기술도 심드렁해지는 것처럼 가장 무서운 것은 주변이 썰렁해지는 것이 아닐까?

골프는 이처럼 삶과 닮았다. 또 닮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골프장에서는 그린피가 있다. 그린피라…

한마디로 잔디 밟는 비용이다. 푸른 잔디도 즐기는게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단순 경제논리를 넘어선 지혜가 있다.
우리는 공기를 마시고, 푸른 하늘을 보고, 좋은 물을 마시면서 당연히 그저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도 공짜는 아니다. 그 누군가가 그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우리세대가 무심히 즐기는 자연에도 우리는 기꺼이 돈을 내야 한다. 그것이 환경보호분담금, 각종 공해 관련 세금 일것이다. 우리가 즐기고 돈을 내지 않으면 미래에 누군가가 우리가 쓴 자연에 대한 그린피를 혹독하게 지불해야 한다. 자연은 아끼고 소중히 쓸 일이다. 하지만 꼭 써야 한다면 그린피를 내고 다시 보듬어 두어야 한다. 그것이 자연에 대한 예의다.

힘 좋은 장타자가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에서는 300야드 장타도, 3미터 퍼팅도 똑같이 1타다. 장타를 뻥뻥 쳐대는 장타자보다 따박 따박 치는 숏플레이어가 게임에 승리할 때가 의외로 많다. 삶에서도 그렇다. 욱일 승천의 기세로 일을 밀어붙이는 사람이 장쾌하고 시원시원해 보인다. 하지만 그 통쾌함의 이면에 숨은 관리부재, 전략부재가 그 멋진 인생의 장타자를 무너뜨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중요한 것은 한번의 장타가 아니다.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지속적인 두뇌플레이, 그리고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닦은 한결같은 기량, 즉 한번의 장타가 아니라 게임을 계속 이겨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골퍼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늘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골프는 삶이다. 골프채와 그린, 그리고 라운딩하는 동반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작은 세계다. 하루의 골프는 그래서 한번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