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극적이다.

 

9회말 2아웃이라는 단어 말이다. 이 말처럼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말이 있을까. 앞뒤 설명 없이 그 말 한마디면 모든게 설명된다. 코너에 몰린 상황이 그렇고, 간절함의 정도가 그렇고, 역전을 수식하기 위한 최상의 단어.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담이 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실제로 야구에서 9회말 2아웃의 역전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농구의 버저비터와 같은 희열과 충격을 주는 일이니, 사실 흔하면 그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귀하디 귀하다는 말. 드라마와 같은 역전은 말 그대로 현실보다는 드라마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스포츠의 매력은 우리네 인생과 결부할 수 있다는데에서 온다. 이러한 측면에서 9회말 2아웃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인생의 한 장면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우리에게 9회말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2아웃이란?

 

단순하게 보면, 나이를 빗댈 수 있겠다. 야구에는 1회초부터 9회말까지 처음과 끝이 있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태어난 때가 있고, 죽을 때가 분명 있다. 영원할 것 같은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지지부진한 야구의 4~5회와 닮았다. 초반의 설렘과 기대가 지속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지루한 어느 때를지나 막판에 역전을 기대하는 순간. 우리가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9회말은 90살과 100살 사이일테다. 생각만해도 끔찍하지만, 어느새 우리 삶은 그렇게 늘어났다. 100세 시대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90세에 어떤 역전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살아있는 것 자체가 무언가로부터의 역전일 수도 있겠지만.

 

좀더 빗대어보면, 어느 상황에 따른 곳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 났을 때, 극적인 역전을 통해 인생의 변화가 찾아 왔을 때 등. 어려움을 극복한 아름다운 이야기부터, 어렵게 살다가 복권에 당첨된 남부러운 이야기도 있을테다. 어려운 절망 속에서 복권을 긁어본 사람은 알 수도 있겠다. 9회말 2아웃의 느낌을.

 

그래서 그 역전의 순간에 역전을 하는 일은 현실에서 드물기에, 힘빠지는 결과가 다가올지라도. 9회말 2아웃이 지나고 나면 다음 경기, 다음 시즌이 있다는 것에 다시 훈련에 돌입하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인생에 있어서도 당장의 역전을 하지 못해 일어서지 못하고 또는 넘어졌더라도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그것이, 어쩌면 역전의 역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

 

스포츠의 매력이자, 인생의 묘미다.

역전을 하려면, 9회말 2아웃을 맞이해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역발상도 한 번 해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