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국주는 이런 말을 했다. 어차피 뚱뚱하다면 옷 잘 입는 뚱땡이, 밝은 돼지가 되라고. 많은 뚱땡이들이 이미 버린 몸, 옷 테도 안나는 데 신경 써 무엇하냐는 회의적 태도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옷만 신경 써서 입어도 뚱땡이들에 대한 편견적 이미지를 상당수 바꿀 수 있다. 이왕 뚱뚱할 거면 매력적인 뚱땡이가 되자. 스마트한 뚱땡이, 젠틀한 뚱땡이, 귀여운 뚱땡이, 멋진 뚱땡이, 예쁜 뚱땡이. 옷 잘 입는 뚱땡이는 수많은 긍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근데 듣는 뚱땡이 기분 나쁘게 왜 자꾸 뚱땡이, 뚱땡이 하냐고? 나는 그래도 된다. 왜냐면 나도 뚱땡이니까. 뚱땡이끼리만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럼, 옷 잘 입는 뚱땡이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날씬이들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 찾기가 좀체 어려워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데 뚱땡이는 오죽하랴? 결국 패션에 대해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다.

어쨌든, 하등 쓸모없는 이런 말이나 하려고 뚱땡이 소리를 꺼낸 건 아니고 옷 잘 입는 뚱땡이가 되기 위해 명심해야 할 한 가지 사항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는, 많은 뚱땡이가 간과하고 있는 문제이며 뚱땡이를 더 뚱뚱땡이로 보이게 만드는 나쁜 버릇이다.

잘 숨어지지도 않는 살, 조금이나마 감추고자 뚱땡이들은 큰 옷을 즐겨입니다. 어디서 용케 더블엑스라지, 트리플 엑스라지 같은 걸 구해오는 거다. 남들은 덮고 잘만한 이불 같은 걸 입고서, 그 큰 몸에도 나풀댈 만큼 넉넉하게 입는다.

그런데 뚱땡이들에게 오버사이즈 의류는 몸매를 감추어주는 게 아니라 더 살쪄 보이게 만든다. 박시하게 입어 예쁜 건 말라깽이들의 특권이다. 표준 몸매를 가진 사람들조차 두세 사이즈 큰 옷을 입으면 얼마나 부 해 보이는데. 뚱땡이들은 먼저 자기한테 딱 맞는 사이즈를 찾아야 한다. 뱃살 접히는 것 옷 밖으로 좀 티 나더라도 적당한 품과 기장으로 떨어지는 옷. 여기서 괜히 객기 부리면서 한 치수 작은 옷을 낑낑대며 입고 다이어트의 동기부여로 삼지는 말라. 이건 큰 옷 입는 것보다 더 비대해 보이게 만든다.

말라깽이들은 딱 맞는 옷을 입으면 더 말라보이고, 뚱땡이들은 큰 옷을 입으면 더 살쪄 보인다. 단점을 더 부각하는 코디이기 때문이다. 같은 뚱땡이로서 뚱땡이들이 자꾸 더 큰 옷만 찾는 이유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지만, 용기를 내야 한다. 딱 맞는 사이즈를 입어라. 숨기지 말고 드러내면 원래보다 덜 뚱뚱하게 보인다. 옷 디자인도 보면, 넥라인이 파인 시원한 상의와 약간 조이는 듯한 바지가 뚱땡이들에게 잘 어울린다. 뚱땡이에게도 스타일이 있다. 각자의 뚱뚱함에 어울리는 패션 코드를 찾도록 하자.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뚱뚱한 건 창피한 게 아니다. 취향 차이다. 먹는 걸 남들보다 좀 더 좋아할 따름이다. 한 사람이 가진 수많은 특징 중에 하나일 따름이다. 밝은 돼지가 된다는 건 뚱뚱함이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일이다. 운동 열심히 해도 뚱뚱할 수 있고, 스트레스받아도 더 뚱뚱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냥 성향, 체질 문제다.

우리 옷 잘 입는 뚱땡이가 되자. 적어도 신경 써서 입는 뚱땡이가. 이미 버렸다거나 망친 몸이 아니다. 살 좀 찐 거, 그게 뭐라고. 뚱땡이들에게도 삶은 똑같다. 예쁘고 멋질 권리가 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건 몸무게가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