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냉장고

언젠가 부터 우리는 냉장고를 아주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냉장고 없는 하루는 생각하기 힘들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의 하나가 냉장고 열어보는 것이다.
심지어는 한밤중에도 심심할때 열어보는 것이 냉장고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김창완 ‘고등어’중’

하지만 이런 냉장고의 절대적 위치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먼저 솔로족들이 큰 사회적현상으로 등장했는데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의점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침에도, 출근할때도 퇴근할때도 그리고 주말에도.
일본 솔로족들은 세븐일레븐이 자기의 집앞에 세븐일레븐이 생기면 페북에 이렇게 글을 올린다. ‘드디어 우리집에도 냉장고가 생겼다’ 실제 일본 홀로족들은 냉장고가 없는경우가 많다. 없으면 못살것 같은 냉장고가 이제 편의점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늘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한번 뒤집어 놓으면 뭔가 새로운 창조가 열린다. 선풍기에 날개가 없다면? 이 엉뚱한 발상을 가능하게 한 다이슨은 날개 없는 선풍기로 대박을 쳤다.

냉장고의 또다른 호적수가 또 하나 있다. 프랑스 식품업체 ‘피카드(Picard)’다.

피카드는 엄밀하게 냉동식품전문 업체다. 실제 피카드의 매장에 가면 대형 냉장고 밖에 없다. 냉장고 안에 꽁꽁 얼린 냉동 식품이 있다. 냉동식품? 고개를 젖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지만 피카드의 냉동식품은 한국의 냉동만두 같은 정도가 아니다. 샐러드, 스프, 피자, 볶음밥 없는게 없다. 오븐에서 해동을 하면 브로콜리의 탱탱한 입자가 하나하나 살아날 정도다. 퇴근길에 피카드에서 산 냉동식품을 데펴 먹는 것으로 왠만한 레스토랑에 간 기분을 즐길 수 있다. 한 한국 유학생은 피카드를 경험한 후 그의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삭막한 유학생활에 신세계가 열린 기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냉장고의 등장은 우리가 제품을 그리고 산업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면 ‘없앨수 없는 것을 없애는 것’ 까지도 혁신의 선택지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