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패션 취향 찾기 프로젝트 첫 번째. 클래식 스타일.

지난 글에서 옷도 ‘취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취향을 찾는 건 시간이 드는 작업이다.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당신의 취향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흔히들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에 대해 알려주겠다. 알려주는 몇 가지 스타일에서 어떤 게 멋져 보이는지, 당신이 도전해 보기에 어렵지 않아 보이는지 선택해보기를 바란다. 내 제안은 오직 ‘남자’의 입장에서 서술된 것들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의 한 자리를 차지한 건 역시 ‘클래식’이다. 중청 컬러의 데님이나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인쇄된 복고를 뜻하는 게 아니다. ‘슈트’에서 시작되는 클래식하고 포멀한 차림새의 클래식을 말하는 것이다.

평상시에 늘 슈트를 입으라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 잠깐 친구 만나러 나가는데 풀 슈트를 착장하고 나가는 건 좀 이상하니.

준비물은 셔츠, 피케 셔츠, 정장 바지로 불리는 슬랙스, 면바지로 알려져 있는 치노 팬츠 정도면 된다. 이 네 가지를 조합해 입으면 간단한 클래식 착장이 완성된다.

셔츠는 슈트에 입는 드레스 셔츠 말고 옥스퍼드 셔츠가 좋다. 옥스퍼드는 굵은 실로 짜여진 40~50수 정도의 두께를 가진 셔츠다. 적당한 구김이 어울리는 셔츠이기 때문에 캐주얼한 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잘 모르겠다면 흔하디 흔한 SPA브랜드 매장에 가서 ‘옥스퍼드 셔츠는 어디에 있어요?’라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줄 거다. 다른 글에서 설명했듯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 같은 기본적인 컬러가 좋다.

피케 셔츠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다. 흔히 ‘카라티’라고 불리는 그 티 맞다. 셔츠 칼라와 트인 부분에 2~3개의 단추가 달린 피케 셔츠는 원래 테니스 웨어로 탄생했다. 덕분에 신축성이나 통기성이 좋은 것이 대부분이다. 1900년대 초반 폴로 선수들이 입기 시작하면서 폴로 셔츠로 불리기도 했는데,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폴로’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피케 셔츠보다는 폴로 셔츠로 더 유명하다. 피케 셔츠는 크게 입기 보다는 몸에 꼭 맞게 입는 것이 보기 좋다. 그렇다고 스판 덱스처럼 딱 달라 붙게 입으라는 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이 불더니, 이제는 기본적인 패션 아이템이 된 슬랙스는 사실 정장 바지나 그게 그거다. 단지 보다 캐주얼한 차림에 맞게 테이퍼드 핏이나 슬림 핏으로 만들어져서 ‘슬랙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한 것일 뿐이다. 시작은 블랙 컬러의 슬랙스였다. 블랙 슬랙스에 화이트 셔츠를 입어 소위 ‘모나미 룩’이 탄생하기도 했었다. 블랙 슬랙스도 좋지만, 보다 클래식한 멋을 내는 컬러는 그레이다. 슬랙스는 발목의 복숭아 뼈가 드러나도록 길이를 맞춰 입으면 가장 좋다. 복숭아 뼈 절반 정도가 보이도록 입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신발을 생각 했을 때 복숭아뼈가 대부분 드러나도록 수선하는 것을 선호한다.

약 10년 전 전국의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베이지 색 면바지도 치노 팬츠의 한 종류다. 당시에는 현재의 와이드 핏에 가까운 엄청난 크기의 통으로 입는 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클래식한 차림에서는 그런 핏은 용납할 수 없다. 치노 팬츠로 클래식한 멋을 내고 싶다면 슬림 핏이나 일자로 떨어지는 레귤러 핏이 가장 좋다. 기장이 너무 길면 ‘아재’스러워 질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역시 복숭아 뼈에 맞게 수선하거나, 혹은 롤업하는 것이 좋다. 치노 팬츠는 컬러가 매우 다양해서 레드, 그린, 블루 같은 비비드한 컬러도 많지만, 아무래도 클래식 스타일을 위해서는 조금 어두운 컬러가 좋다. 브라운이나 베이지 컬러가 기본이 되며, 카키 컬러도 잘 매칭하면 스타일리시해 보이게 할 수 있다.

신발은 러닝화나 농구화 같은 것들을 제외한 어떤 것을 신어도 좋다. 가장 좋은 건 역시 구두. 슬랙스에는 끈이 없는 로퍼도 좋고, 아무런 장식 없이 5홀 정도의 신발끈 구멍만 뚫린 더비 슈즈가 좋다. 여름철에는 가죽으로 된 샌들을 매치하면 보다 캐주얼해 보이도록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