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스포츠. 즉, 이-스포츠. 바로 컴퓨터 게임으로 승부를 내거나 순위를 정하여 겨루는 스포츠를 이-스포츠라고 한다는 사실은 누구든 익히 알 것이다. 이-스포츠는 무려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역사가 시작된다. 바로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이다. pc 게임으로는 어설픈 FPS나, 일본게임을 교훈 삼아 만들어낸 RPG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에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은 한 순간에 새로운 문화를 온 나라에 퍼지게 하였다.

90년대 말미에 하나 둘 생기던 PC방은 전국에 널리 퍼지게 되고, 온 중,고등학생을 하교 후에 PC방에 가게끔 만들었다. 게다가 ‘게임’을 한다고 하면 한심하게만 생각했던 어른들도, 프로게이머의 탄생과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에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리그오브레전드(LOL)라는 게임에 왕좌를 빼앗기고 추억 속에 자리잡은 명작 게임이 되긴 하였지만, 그 시절 그 때의 이-스포츠 돌풍은 IMF 에 허덕이던 나라의 침체기와 맞물려 IT 강국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딸깍 거리며 게임을 한다는 것이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는 사람의 몸으로 직접 달리거나 던지거나 볼을 다루는 경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스포츠는 소프트웨어 내에 설정된 가상의 캐릭터를 컨트롤 하며 정해진 규칙에 의해 승부를 가른다. 즉, 사람이 직접 승부를 가르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일반적 개념은 매우 상이한 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스포츠’와 매우 닮은 부분도 많다. 고수들이 승부를 가르는 명장면들은 관중들에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는 것과 비슷한 흥분을 불러 일으킨다. 그 행위로만 보면 의자에 앉아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다루었을 뿐인데 ‘박지성’만큼 유명한 ‘임요환’이 있고, 프로팀들도 꽤나 스포츠팀 다운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스포츠가 ‘스포츠’안에 포함 된지가 벌써 20년인데, 그 존재를 얘기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이-스포츠의 발전 가능성을 새삼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사람이 몸으로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사실 한계가 있고, 정확하진 않지만 새로운 방식의 경기가 탄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일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 안에서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현실이 아니라는 점, 그것 하나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앞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게 될 가상현실 기기들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온 국민이 열광하는,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무엇인가가 곧 찾아올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런 ‘스포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