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병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최근에 칼럼을 쓰면서 느끼는 게 있는데, 내가 칼럼에서 썼던 사실들은 실시간으로 부정당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얼마전에 쓴 칼럼에서 나는 이제 ‘군대에서도 골프병이라는 보직은 사라졌’으니 골프라는 스포츠에서 남성 선수들이 더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협회 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 벌어진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사태는 이러한 나의 전제조건 자체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골프병이란 보직이 사라진 것은 맞지만 육군의 ‘장군’급 장교들은 없는 보직도 창의적으로 만들어 쓸 줄 아는 창의력의 귀재들이었다. 이미 공관병이라고 비서처럼 수행만 해야 할 사병들이 각종 특기별로 운전에 요리에 자식들 과외에 청소에 전쟁과는 상관없는 벼라별 업무에 동원되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골프레슨도 포함되어 있었다. 골프병이라는 보직 자체는 사라졌어도 장교들의 골프레슨에 골프에 특기를 가진 사병이 동원된다는 것은 ‘아주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모양이다.

또한 골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JTBC 손석희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서 골프는 한번 더 언급되었다. 손석희 앵커의 클로징 멘트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헬기로 연병장에 내려 지휘통제실까지 한달음에 뛰어간 적이 있다. 문제는 그 뒤를 따르던 한국군 장군들이 모조리 헥헥대며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이었다. 얼마 안 있어 연병장 한켠에는 골프장이 만들어졌고, 물론 이 골프장은 오직 장교들만이 사용하는 골프장이었다. 병사들은 뒤에서 골프로 배나온 게 들어나 갈 지 혀를 찼다고 했다.’

골프에 대한 이미지가 이미 전국민에게 어떻게 박혀 있는지, 그리고 그 실추된 이미지를 이번에 대한민국 국군 장군들께서 친히 더 힘주어 실추시켜주고 있는 현장이었다.

나는 골프를 취미로 아주 사랑하는 한 분과 동호회에서 아주 친해졌다. 그분은 최근에 자신이 골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했다며 기분이 좋아 동호회원들에게 맥주를 사기도 했다. 그분의 몸은 춤과 골프로 단련되어 늘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고, 피부는 언제나 필드에 나가 걷느라 보기 좋게 그을려 있다. 그분은 골퍼여서인지 아니면 골프도 하고 탱고도 춰서인지는 몰라도 늘 매너와 웃음 그리고 배려를 일상에 장착한 그야말로 젠틀맨인 분이다. 그분의 건강한 삶과 밝은 성격 그리고 훌륭한 성품은 분명 일정부분 그분이 사랑하는 취미인 골프에서 기인한 것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젠틀맨 중의 한분인 그 골퍼 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켠이 착잡해진다. 부디 어떤 사람이든 간에, 골프를 하는 사람들 모두 내가 존경하는 그분이 사랑하는 골프의 이미지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골프협회에서도 자꾸 부정적인 사건에 골프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협회차원에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라고 협회가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