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포돌스키의 축구화

골프만 좋아하는 분들은 생소한 일화겠지만 얼마전 이웃나라 일본의 축구 리그인 J 리그에 루카스 포돌스키가 데뷔했다. 포돌스키 하면 독일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이고, 이름값으로는 최근 20년간 한국과 일본 축구리그를 통틀어서 가장 화려하고 가치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렇게 구차하게 설명 안해도 그냥 포돌스키 하고 이름만 얘기해도 웬만한 남성분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런 선수가 J 리그에 데뷔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건 포돌스키의 단순한 데뷔가 아니다. 바로 포돌스키가 데뷔전에서 신은 축구화에 관한 것이다. 포돌스키는 데뷔전에서 바로 일본의 유명 축구 애니메이션인 ‘캡틴 츠바사’의 캐릭터가 그려진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뛰었다.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 캐릭터 축구화는 큰 화제가 됐다. ‘캡틴 츠바사’ 라는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특히 해외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시장이 특이하게도 유럽이라고 한다. 포돌스키 역시 어렸을 적 캡틴 츠바사를 보며 성장했고, 일본에 데뷔하게 되자 그 기억을 되살려 후원사의 이 캐릭터 축구화를 신고 데뷔전을 소화한 것이었다.

단순히 일본이 캐릭터 강국인 것을 증명한 것에 주목한 것이 아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선수의 이런 행동이 ‘전세계의 수많은 팬과 언론’ 의 이목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최근에 더더욱이나 느끼는 거지만 프로 스포츠를 근본적으로 지탱하는 것은 다름아닌 ‘팬’ 들의 존재유무이다. ‘팬’이 없이는 프로스포츠란 자생할수도 사실 존재할수도 없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즐긴 들 그게 프로스포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은가? 프로 숨쉬기 리그 같은 게 존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이야기다.

축구 얘기를 하나 더하자면 얼마전 K 리그가 올스타전을 베트남에서 개최하는 과정에서, 준비과정과 결과까지 모두 좋지 않아 엄청난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 애초에 올스타전이란 게 의미가 있니 마니하는 논쟁부터 왜 그걸 베트남에서 하니 마니 하는 논쟁에 그럴거면 이기기나 하지 지기는 왜 또 졌냐는 이야기까지 말이 많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이것이었다.

‘전적으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여야 했을 올스타전에 정작 팬들은 보러갈 수가 없었다.’

그 경기 하나 보자고 그 바쁜 생활의 전선에서 이탈해 베트남까지 갈 ‘팬’들도 없었고, 무엇보다 베트남이라는 장소 선정과 컨셉에서조차 정작 리그를 평소 보던 ‘팬’들의 의사는 아예 무시되었다.

루카스 포돌스키의 캐릭터 축구화는 아주 단순한 서비스였지만 그것이 ‘팬’과 ‘언론’의 동시적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점에서 아주 훌륭한 팬 서비스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골퍼들의 ‘옷차림’을 제한한다거나 하는 것이 이런 팬 서비스에 일정 부분 역행한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미국도 아니고 한국에서는 더더욱. 없는 팬들도 약간의 섹스어필을 감수하고서라도 끌어들여야 할 판인데 복장 규제라니. 솔직히 내가 골프계에 몸담고 있었다면 울화통이 터졌을 행정이다.

골퍼들도 소소하지만 이런 팬서비스를 행해봄직하다고 생각한다. 헬로키티 드라이버나 아기공룡 둘리 퍼터 같은 것도 어린이날에 시도해봄직하지 않은가. 결국 골프도 프로스포츠고 ‘즐기는‘ 인구 못지 않게 ‘보는’ 인구가 있어야 유지된다. 그렇지 않으면 골프는 결국 프로 숨쉬기 처럼 될 지도 모른다. 농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