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 같다. 상대방인 너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요리조리 사전 탐색을 한다. 보아하니 많은 훈련으로 단련된 것 같다. 하루 이틀에 쌓인 내공이 아니다. 나 또한 많은 훈련과 단련을 거쳤지만,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밀고 당기는 것에는 많은 힘이 소요된다. 이는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를 동반한다. 내가 밀 때 네가 당기고, 내가 당길 때 네가 민다면 그것은 완벽한 조화를 이룰 것이다. 이런 경우는 너와 내가 같은 팀이 된 것이고 협동을 통한 결과를 창출하는 경기다. 하지만 내가 밀 때 너도 밀고, 내가 당길 때 너도 당긴다면 그것은 사투가 될 것이다. 누가 이기든 승부를 봐야 하는 게임. 아레나에 선수들을 가둬놓고, 목숨이 다하거나 승부가 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게임. 잔인한 이 상황에 당사자들은 죽어나가지만, 보는 이들은 열광한다. 어쩌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고, 화합하고, 보듬고, 돌아서는 것. 100m를 단숨에 달리고 싶기도 하고, 42.195km를 페이스조절하며 달리고 싶은 것. 사랑은 그 둘의 것을 잘 조합해야 한다. 단거리에서 장거리 페이스를 내밀고, 장거리에서 단거리 방식을 사용한다면 이것은 스포츠든 사랑이든 실패다. 하지만 경기의 룰을 잘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혼자가 이기든, 둘이 이기든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스포츠든 사랑이든, 그래서 그 룰은 중요하다. 룰을 지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며 스포츠 정신의 발현이다. 스포츠 정신과 같은 사랑의 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서로에 대한 존중 없이, 룰에 대한 이해 없이 치러지는 경기는 스포츠라 칭할 수 없다. 고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이 세상엔 룰을 어기고 일부러 스포츠 정신을 무시한 경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도 어쩌면 그것은 스포츠이자 사랑일 수 있다. 공식화된 것이든, 아닌 것이든 각자의 판단과 이성에 그 의미가 달려 있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인간적인 것, 조화로운 것, 의미 있는 것. 그것은 다시 스포츠 정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본능이자, 사랑의 정신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다. 사랑이 곧 스포츠란 말을 지체 없이 내뱉을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를 즐기면, 사랑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사랑을 즐기면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억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신이 스포츠를 잘 즐기고 있는지, 사랑을 잘 즐기고 있는지 돌아보자. 둘 다 잘 즐기고 있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어느 한 유명 학자의 말처럼, 나는 되뇔 것이다.

“사랑은 스포츠다!”